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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 진화…진공포장 닭발·살라미, 북한판 초코파이 ‘단설기’ 즐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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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의 전력 사정이 개선되면서 주민들의 먹거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 당국이 산업용ㆍ민수용 전력 공급을 늘리면서 나타난 변화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 A씨는 “과거 북한 사람들은 탈피라고 부르는 명태를 즐겼다”며 “이런 먹거리는 비닐봉지에 담겨 팔렸는데 이젠 진공포장 기술을 도입해 과자, 닭발, 햄 등 다양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스피티움에 전시된 북한 상품. 인제=정용수 기자

인제스피티움에 전시된 북한 상품. 인제=정용수 기자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방한했던 북한 응원단이 체류했던 곳이 강원 인제스피디움이다. 스피디움은 이달 북한 응원단이 먹은 먹거리 상품을 모아 전시했는데 닭발, 살라미(소시지)는 진공포장 상태였다.

강원 인제스피디움 북한 상품 전시관에 전시된 북한산 단설기. 인제=정용수 기자

강원 인제스피디움 북한 상품 전시관에 전시된 북한산 단설기. 인제=정용수 기자

우유맛 하나뿐이던 아이스크림 #딸기·레몬맛 등 종류 다양해져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 한때 개성 시내에서 화폐처럼 사용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게 초코파이다. 스피디움의 전시품에는 북한판 초코파이인 ‘단설기’가 등장했다.

북한 상품 카탈로그에 실린 2018년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사진. 정용수 기자

북한 상품 카탈로그에 실린 2018년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사진. 정용수 기자

본지가 최근 입수한 북한 상품 카달로그(『조선상품』, 2018년 4월 제작)에 따르면 북한의 먹거리는 과거에 비해 진화했다. 2006년 본지가 평양을 현지 취재할 당시 접했던 하드 형태의 에스키모 아이스크림은 우유 맛이 유일했다. 그런데 올해 카달로그에는초코, 딸기, 레몬, 종합과일, 대추 맛 등 종류도 다양해졌고 ‘콘’ 형태로도 등장했다. 북한에선 사과 우유, 복숭아 우유, 강냉이 우유, 대추 요구르트 등도 판매 중이다. 피로회복과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에네르기 활성 음료(에너지음료)’도 선전하고 있다. 카달로그에 따르면 운하대성무역회사가 만든 ‘매운 닭발’과 조선광흥무역회사의 ‘닭발’은 진공으로 포장돼 판매 중이다.

2006년 촬영한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평양=정용수기자

2006년 촬영한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평양=정용수기자

지난해 입국한 탈북자 B씨는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공장 가동이 멈춰 많은 노동자가 뙈기밭 등에서 먹거리를 찾았다”며 “공장이 돌아가면서 평양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식품 생산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당국에 따르면 전력난, 외화난, 식량난 등으로 다수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10%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40% 안팎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정용수·권유진·김지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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