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 금리인상 예견한 결과, 통화완화 정도 축소는 필요”

중앙일보

입력 2018.09.27 10:4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부에 출근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관한 견해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부에 출근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관한 견해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은행과 정부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을 내놨다.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 없을 듯”
물가ㆍ고용상황, 금리인상에 미흡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견된 것이었고 앞으로의 전망도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를 연 2.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이미 역전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Fed가 통화정책성명서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완화적’으로 남아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FOMC의 완화적인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국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연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거시경제와 금융 불균형 축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은 필요하다”며 “미국 금리인상 결과, 미중 무역분쟁 등을 봐가면서 고민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금리차

한미금리차

 Fed가 연내 추가 1회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연 1.5%)를 유지하면 한ㆍ미 금리 차는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올 초 인사청문회에서 1%포인트의 금리 차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1%포인트가 (부담스럽다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정책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되고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 계획인 만큼 경계심을 갖고 자금 흐름의 추이를 봐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뜻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어려움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이 총재는 “(그간 국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하지 못한 것은 대내외 변수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했고 물가와 고용 사정이 금리를 올리기에는 좀 미흡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결정을 함에 있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여건이 더 어려워졌다”며 “금리 결정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서 신중히 대처하고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금리 결정에는 거시변수가 제일 중요하고 저금리가 오래갔을 때 금융 불균형이 어느 정도 쌓일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최적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 한국의 견실한 경제기반과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외국인 자본의 급격한 유출 등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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