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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암발생 1위 위암, 피하려면 세가지 물질을 조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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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가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절제수술을 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가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절제수술을 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추석 연휴를 맞아 찾은 고향집,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은 부쩍 나이 들어 보입니다. 이젠 할머니·할아버지가 다 된 듯한 모습에 건강이 걱정되지만,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늘 “나는 괜찮다”고 하십니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알고 보면 질환의 전조 증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한가위를 맞아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명절 부모님 건강, 이것만 챙기세요’ 체크리스트 7가지를 골랐습니다.

추석 연휴 부모님 건강, 이것만 챙기세요 ⑦

일곱 번째는 위암입니다. 2017년에 발표된 2015년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위암의 발생 건수는 연간 2만9207명으로 다른 암들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사업의 확대로 위암의 조기 발견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위암 예방과 치료와 관리에 대해 김도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겠습니다.

위암은 왜 발생할까

원인은 다양하지만, 환경·유전적 요인, 헬리코박터균 등이 중요하다. 식품 속에 들어 있거나 식품에 의해 발생하는 발암물질에 의해 위암이 생길 수 있으며, 20~30%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것으로 추측된다.
1) 발암물질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에는 3가지가 있다. 소금, 나이트로소아민 및 이종환식아민이다. 소금은 위점막의 암 촉진인자로 알려진 오르니틴탈카르복실화(ornithine decarboxylase)란 효소를 활성화시켜 위암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의 섭취량은 6g이지만, 한국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14~24g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가 부패하면 나이트로소아민과 같은 화합물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몸 밖에서 섭취하거나 위 내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위축성 위염이 심한 경우 위산의 분비가 저하돼 위 안에서 세균이 과다 증식하고 이 세균이 위 속의 여러 물질을 분해해 나이트로소아민을 만든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탄 부위에는 이종환식 아민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이 물질들은 훈제 과정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2) 담배  

지난 6월 한 시민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고 있다.[뉴스1]

지난 6월 한 시민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고 있다.[뉴스1]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1.5~2.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끊을 경우 금연한 햇수에 따라 위암의 위험도가 감소하며, 20년 넘게 금연을 할 경우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고 한다.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은 30세 이상 남자 73만여명을 4년 동안 추적한 뒤 이 가운데 암에 걸린 7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안 피우는 사람보다 어떤 암이든지 걸릴 확률이 1.5배나 높았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과 간암을 담배가 50%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으로 인한 위암은 식도와 가까운 위 상부에 많이 생겨 수술하게 되는 경우 위 전체를 절제해야 한다.

3) 탄 음식
육류나 생선 등을 석쇠나 숯불에 직접 구우면 음식 표면이 그을리거나 가장자리가 검게 타는데, 이 부분에서 벤조피렌과 같은 강력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벤조피렌은 위암 발병률을 3배 이상 높인다. 가급적이면 불판이나 팬에 구워서 먹는 것이 좋으며, 숯불과 같이 직접 구워 먹는 방법을 사용할 경우에는 고기가 탈 때까지 구워 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4) 위염
정상 위점막에선 위암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위암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로 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발생한다. 이러한 상태는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 및 이형성(선종) 등이 있다. 위축성 위염은 만성 위염으로 인해 위 점막의 정상구조물들이 파괴돼 위벽이 얇아지고 위산의 분비가 감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장상피화생은 위점막이 장점막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위축성 위염이 심해지고 위산이 덜 분비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위점막이 변화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장상피화생은 위축성 위염과 더불어 위암의 전암병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모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5)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중앙포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중앙포토]

1983년에 발견된 균으로 산이 많은 위 속에서 살아간다. 위염, 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밝혀졌으며, 일부 위암도 이 균과 관련되어 발생한다. 감염되어도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30년 정도 지나면경과하면서 약 50%에서 위축성 위염, 40%에서 장상피화생이 발생한다. 약 8%에서 위암의 전암병변인 이형성이 발생하며, 1%에서 위암이 발생한다. 하지만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모든 사람에게 위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위점막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의 변이가 발생한 사람에게 위암 발생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위내시경 소견에서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보인 경우 등 위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6) 활성산소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그러나 농도가 높아져서 DNA·단백질·세포막 손상이 되면 암이 발생하거나 다른 질병이 생길 수 있다. 항산화물질은 이러한 활성산소의 영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항산화물질은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비타민 ACE, 셀레늄 등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물질이 있는 항산화 보충제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론이 나진 않았다. 보충제가 아닌 음식이나 제철 채소나 과일로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위암을 어떻게 진단하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 교수(오른쪽)가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 교수(오른쪽)가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대부분의 위암 환자는 초기엔 증상이 없다. 위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눈으로 병변을 확인한 후 조직검사를 하여 위암 세포를 진단한다. 일단 위암으로 진단되면 향후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위하여 복부 CT 촬영을 하여 주변 림프절과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판정한다. 이를 통해 치료 방향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조기위암 치료법은

서울아산병원 김병식 교수가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김병식 교수가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사진 서울아산병원]

위암에 대한 치료법은 두 가지다. 먼저 일부 조기 위암에 대한 치료로서 내시경 시술이 있다. 내시경 시술은 수면내시경을 통해 각종 도구(내시경용 칼·올가미 등)을 삽입한 후 위암을 포함해 주변 조직을 완전히 잘라 치료하는 것이다. 입원 기간과 회복 기간이 매우 짧고, 회복 후 식사 시 불편감이 없다. 조기 위암에서는 개복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내시경 시술로 절제된 조직은 병리과에서 정밀검사를 하여 완치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최종 병리검사에서 완치 판정이 되면 개복 수술 없이도 조기 위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병리검사에서 완전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위 및 림프절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완치 판정 후 추적경과 중에 위암이 재발한 경우는 1~2%로 극히 드물며, 이들도 내시경 재시술이나 개복 수술로 완치될 수 있다.

김도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서울아산병원]

김도훈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서울아산병원]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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