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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로드] 라면, 몸에 해로울까? 방부제·MSG도 안 쓴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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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각별하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2016년 기준)은 연간 76.1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1인당 평균 닷새에 하루꼴로 라면을 먹는 셈이다. 이렇게 즐겨 찾는 라면이지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 바로 ‘라면은 몸에 좋지 않다’라는 인식 때문이다.

라면 한 개에 들어가 있는 나트륨양이 하루 권장치에 육박한다. 라면을 먹을 때 국물을 먹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사진 중앙포토]

라면 한 개에 들어가 있는 나트륨양이 하루 권장치에 육박한다. 라면을 먹을 때 국물을 먹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사진 중앙포토]

과하면 뭔들 좋으랴만 라면 제조업체들은 라면과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고 억울해한다. 우선 라면 스프 가공에 인공조미료인 MSG(글로탐산일나트륨)를 쓴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MSG 대신 마늘·양파·간장 등의 천연 재료로 만든다고 주장한다. 물론 MSG가 건강에 나쁜 지도 논란이 많다.

또 라면의 유통기한이 5개월로 긴 점을 들어 방부제를 많이 사용할 것이란 인식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업체들은 라면에는 방부제를 쓰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생물이 번식하려면 조직 자체의 수분 함량이 12% 이상 돼야 하는데 라면은 고온에서 튀겨질 때 수분함량이 4~6% 수준으로 떨어져 미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라면 제조업체들은 라면에 나트륨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다른 식품에 들어있는 나트륨양을 거론하며 억울(?)하다고 말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외식영양성분자료집에 따르면 한국인이 즐겨 찾는 음식에 들어가 있는 나트륨양이 짬뽕 4000㎎, 우동 3396㎎, 해물 칼국수 2355㎎, 김치찌개 1962㎎ 등으로 라면(1700~1900㎎)보다 많다.

라면이 비만을 부른다는 것도 잘못 알려진 얘기라는 게 제조업체들의 주장이다. 국내 판매량 1위 라면인 신라면의 열량은 505 킬로칼로리(kcal)로 샌드위치+우유(530kcal), 비빔밥(550kcal), 짜장면(610kcal), 햄버거 세트(800kcal), 삼겹살+물냉면(1100kcal) 등과 비교할 때 과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요즘 매운 라면 열풍이 불고 있지만 매운 라면을 너무 자주 먹을 경우 속 쓰림 등의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은 매운 라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 [사진 중앙포토]

요즘 매운 라면 열풍이 불고 있지만 매운 라면을 너무 자주 먹을 경우 속 쓰림 등의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은 매운 라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 [사진 중앙포토]

하지만 의사들의 얘기는 다르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라면보다 나트륨이 더 많은 음식도 물론 문제지만 라면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라면 한 개에 들어있는 나트륨이 하루 권고량에 육박한다”며 “고나트륨식으로 인한 고혈압은 심부전, 심근경색, 협심증, 골다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매운 라면도 위와 장을 자극해 속 쓰림 또는 소화불량을 일으키거나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같은 질환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의사들의 경고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점을 신경 쓰면 라면을 지금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라면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계란을 곁들이는 게 좋고, 라면 먹은 후 얼굴 붓는 것을 줄이기 위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우유를 같이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또한 라면 국물을 먹지 않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아울러 라면을 먹는 횟수도 일주일에 1회 정도가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인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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