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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들에게 힘과 용기 북돋워 줄 책과 영화 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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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두 여자 배우가 있었죠. 바로 정유미와 브리 라슨입니다. 정유미는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의 영화 버전에 주인공 김지영 역으로 낙점됐죠. 그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뒤 소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100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룸’(2015)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브리 라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사상 첫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인 ‘캡틴 마블’(내년 개봉 예정)에 캐스팅됐죠. ‘캡틴 마블’의 첫 예고편이 18일(현지시각) 공개되면서 최근 기대감이 한껏 치솟았습니다.

여성이,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남성 중심 서사에 쏠려 있던 할리우드나 한국 영화계에 의미 있는 움직임인 것 같고요. 두 배우의 기운을 받아 연휴 동안 많은 여성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는 9개의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1. 허스토리(6월 27일 개봉, 민규동 감독)  

영화 '허스토리' 한 장면. [사진 NEW]

영화 '허스토리' 한 장면. [사진 NEW]

1992년~98년, 일본 정부에 맞서 피해 보상과 사과를 요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 뜨거웠던 관부 재판 실화를 그린 영화입니다. 할머니들은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6년간 23번의 재판에 나가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증언했는데요. 역사적인 재판이었음에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이를 재조명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원고단 단장 문정숙 역의 김희애를 비롯해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까지 내공 있는 좋은 배우들이 포진해있는 것도 이 영화의 큰 강점이죠. 지난해 화제를 모은 '아이 캔 스피크'(2017, 김현석 감독)와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2. 나혜석, 나혜석, 나혜석  

나혜석 [문화콘텐츠닷컴]

나혜석 [문화콘텐츠닷컴]

‘신여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바로 나혜석(1896~1948)입니다. 그의 타계 70주년을 맞아 올해 정말 다양한 나혜석 콘텐츠가 나왔습니다. 최초의 여자 서양화가이자, 작가이고 독립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였던 그는 여성의 일과 자아실현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결혼, 출산, 육아 등 여성의 삶을 소설이나 논설로 발표하며 공적 영역으로 끌어올렸는데요. 그의 글이 다양한 방식으로 묶여 올해 여러 편 재발간됐습니다. 소설 ‘경희’ 발표 100주년을 맞아 『경희, 순애, 그리고 탄실이』가 얼마 전 나왔고, 『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나는 페미니스트인가』『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 등이 출간됐습니다.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을 엮은 장영은 문학연구자는 10월 10일부터 4회에 걸쳐, 나혜석을 비롯해 잡지 <신여자>를 창간한 김일엽, 사회주의 혁명가 허정숙,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화가 천경자를 조명하는 강연을 열 예정입니다.
(▶강연 링크는 여기에 ‘여자, 최초가 되다: 근대의 1세대 일하는 여성을 만나다’ 강연 https://www.folin.co/studio/5/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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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여자』  

세 명의 여성 사회주의 혁명가,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의 삶을 조명한 장편 소설입니다. 조선희 작가는 ‘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에서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를 빼놓지 않으면서, 그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였던 여성들,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는 제대로 조명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암흑의 시대를 살았지만 언제나 주체적으로, 운명에 도전하며 살았던 세 여성의 삶과 우정의 대서사시를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4. 『페미니스트 99: 세상을 바꾼 위대한 여성들의 인명사전』

17일 발간한 따끈따끈한 신간인데요. 역사에 큰 획을 남겼지만 과소평가되거나 아예 역사에서 지워졌던 세계의 여성 인물 99명을 선정해 묶은 책입니다. 미국 작가 줄리아 피어폰트가 일러스트레이터 만지트 타프와 협업해서 만든 책인데요. 마리 퀴리나 버지니아 울프, 에밀리 디킨슨, 프리다 칼로, 헬렌 켈러, 안네 프랑크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인물부터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 체첸의 부조리한 인권 실태를 고발하다 의문사한 언론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까지 만나 볼 수 있는데요. 마지막 100번째 인물을 독자에게 스스로 정하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이고, 개성 있는 삽화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6.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책

‘History’에서 ‘Herstory’로 발상을 전환하는 역사서입니다. 이 책은 『곰브리치 세계사』를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저자들이 ‘왜 이 책엔 여성들의 이야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가,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순간과 혁명의 자리에 왜 여자들은 보이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집필을 시작한 책입니다. 역사에서 빠져있던 ‘여성’이란 퍼즐, 그러니까 나라를 다스리고, 전장에 나가 싸우고, 철학자나 작가, 과학자가 되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인 여성들을 소환하는데요. 국내에도 이런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하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7. ‘히든 피겨스’(2016, 데오도르 멜피 감독)

영화 &#39;히든 피겨스&#39;

영화 &#39;히든 피겨스&#39;

1960년대 NASA에 흑인 여성 수학자와 과학자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히든 피겨스'는 이들이 인간을 달로 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발굴하고 조명한 작품입니다. 천재 수학자 캐서린 존슨, NASA 최초 흑인 여성 책임자 도로시 본, NASA 최초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잭슨이 주인공이죠. 영화는 이들이 어떻게 차별과 편견을 극복해 자기 몫을 해냈고, 단단한 연대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했는지를 멋지게 그려냅니다. 퍼렐 윌리엄스가 만든 흥겹고 리드미컬한 OST가 ‘긍정의 기운’을 더 북돋워 주는 작품입니다.

8. ‘더 포스트’(2월 28일 개봉,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39;더 포스트&#39;

영화 &#39;더 포스트&#39;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철의 여인’ 등에서 독보적인 여성 리더를 연기한 전설의 배우 메릴 스트립의 작품입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워싱턴 포스트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으로 분했는데요. 1970년대 남성 중심의 언론계와 정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며 미국을 발칵 뒤집을 특종 보도를 이어나가죠. 메릴 스트립은 “여성으로서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반대 세력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캐서린은 성의 굴레를 벗어나 동료들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에 달려들었고, 이것이야말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밝혔는데요. 보고 있으면 절로 용기가 솟아나는 작품입니다.

9. ‘서프러제트’(2015, 사라 가브론 감독)

영화 &#39;서프러제트&#39; 포스터

영화 &#39;서프러제트&#39; 포스터

20세기 초 영국에서 벌어진 여성 참정권 운동을 그린 작품입니다. 올해는 영국 의회가, 일정 자격을 갖춘 30세 이상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국민투표법을 통과시킨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죠. 영화는 세탁 공장 노동자 모드 와츠(캐리 멀리건)가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무너져버린 정의와 인권 유린의 세태에 분노한 뒤,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서프러제트 운동에 동참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메릴 스트립이 서프러제트 운동을 이끌었던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연기했는데, 그의 명연설을 꼭 영화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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