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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힘들다면 의심해봐야 하는 '이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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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고혈압·고지혈증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이 이어지면 심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최승식 기자]

당뇨·고혈압·고지혈증을 앓는 중년 여성에게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이 이어지면 심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최승식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찾은 고향집,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은 부쩍 나이들어 보입니다. 이젠 할머니ㆍ할아버지가 다 된 듯한 모습에 건강이 걱정되지만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늘 “나는 괜찮다”고 하십니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알고보면 질환의 전조 증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한가위를 맞아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명절 부모님 건강, 이것만 챙기세요’ 체크리스트 7가지를 골랐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첫 번째는 심장병입니다. 심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어르신들이 노화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무심코 넘기는 증상들이 위험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도움을 받아 심장 질환의 증상과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추석 연휴 부모님 건강, 이것만 챙기세요 ①심혈관건강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가을에 접어들면 아침ㆍ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게 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면 특히 심장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혈압은 계절변화에 영향을 받곤 해서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 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서 뇌출혈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심장 발작이나 협심 흉통이 악화되기도 한다. 또 밤새 교감신경 작용이 줄어들어 우리 몸은 이완 상태에 있다. 그러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의 부담이 갑자기 커진다. 하루 중에서도 아침에 돌연사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노인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나,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이 갑자기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유발될 수 있다. 하지만 심혈관계 질환도 일찍 발견하고 병원을 찾으면 악화를 막거나 예방할 수 있다. 다음의 증상들은 무심코 넘기기 쉽지만 심장ㆍ혈관질환의 전조 증상이다. 머릿속에 담아뒀다가 명절동안 부모님의 건강을 살펴보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기력이 없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은 ‘죽을 것 같은 혹은 쥐어짜는 듯 한 뻐근한’ 흉통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노인이나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흉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들은 기력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고,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면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단을 위한 심장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없고, 입맛이 없고, 소화기능이 저하된다거나, 폐활량이 적으니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은 버리고 부모님들의 증상 호소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감기 증상은 없는데 기침이 오래도록 지속된다.  

고열, 인후통, 콧물, 전신쇠약 등 감기의 증상은 없으면서 기침만 지속된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 폐렴, 위식도역류장애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의 경우 마른기침과 천명(쌕쌕 거리는 소리)를 동반할 수 있다. 심부전증에서 발생하는 기침은 대체로 마른기침이며, 잠자는 중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고, 자세를 바꾸면 기침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흉부 X선 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감기 증상은 없는데 기침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서울아산병원]

감기 증상은 없는데 기침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서울아산병원]

변기에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러워 벽을 붙잡고 서 있는다.  

어지럼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원인은 귀의 전정기관의 문제이다. 그러나 심장질환의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흔히 나타나는데 기립성 저혈압이나 부정맥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혹은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는 경우가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적인 예이다.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한 경우에는 옆으로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회복된다.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의 약물 복용을 금해야 한다. 부정맥이란 맥박이 너무 빠르게 뛰거나 느리게, 불규칙하게 뛰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증상이 자주 재발되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턱과 잇몸이 아파서 치과에 갔는데 이상이 없다고 한다.  

턱과 잇몸이 아프다고 하면 가장 먼저 치과를 찾았을 것이다. 치과에서 X선 검사를 하고 치주염이 있다면 치료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 소견이 없거나 치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허혈성 심장질환 즉,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전형적증상인 흉통은 “방사통”이 특징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에서의 방사통은 왼쪽어깨 및 겨드랑이 부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인데, 가끔 턱이나 목 혹은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가슴이 아닌 다른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입맛이 없어 잘 먹지를 못하는데 체중이 늘었다.  

발이나 발목 등 하지의 부종이 있거나, 몸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 심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심부전이란 심장이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심부전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장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심근증, 바이러스 감염과 당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급격한 체중증가, 피로감, 목의 혈관들이 불거져 나오는 경정맥 팽창, 누웠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 식욕부진 등이 심부전의 증상이다.

다리가 찌릿찌릿 하면서 통증이 심한데 디스크는 아니라고 한다.

심장이나 뇌뿐만 아니라, 팔, 다리, 목의 혈관에서도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막힐 수 있다. 막힌 혈관으로 인해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걷거나 운동할 때 특히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걸을 때 다리 통증이 있거나 쉬는 상태에서도 다리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말초혈관질환이 있는지 검사가 필요하다.
비슷한 증상의 허리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당뇨 등의 질환과 구분이 필요한데, 특히 말초혈관질환은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본인의 손목, 무릎 뒤, 발등, 발 안쪽 복숭아뼈 아래의 맥박을 측정해 맥박이 잘 뛰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맥박이 약하거나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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