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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2.7% 낮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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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미국 등 주요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세계 경제가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한국 경제만 ‘역주행’하는 셈이다. 한·미 성장률 ‘역전’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미·중·일 그대로 … 한국만 역주행 #한·미 성장률 사상 4번째 역전될 듯 #내년 전망치 3.0%도 0.2%P 하향

OECD는 20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3%)보다 0.3%포인트나 낮췄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2.9%)보다도 0.2%포인트 낮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3%에서 2.8%로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그만큼 한국 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대조적으로 OECD는 미국(2.9%)을 비롯해 중국(6.7%), 일본(1.2%)에 대한 전망치를 유지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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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올해는 한·미 성장률이 사실상 역전될 전망이다. OECD에 앞서 골드만삭스(2.7%)·노무라(2.8%)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줄줄이 내렸다. LG경제연구원도 이날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한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3.1%에서 올해 2.8%, 내년에는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9%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2배에 달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6만 달러로 한국의 2배가 넘는 미국이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지금까지 단 세 번이었다. 오일쇼크(1980년)·외환위기(1998년)·메르스(2015년) 등이 원인이었다. 올해 양국 성장률이 역전된다면 외부 충격 없이 역전되는 첫 사례다. 세계 성장률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OECD가 이날 수정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3.7%)보다 1%포인트 낮다. 2012년(1%포인트) 이후 6년 만의 최대 폭이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훈풍에 편승하기는커녕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제조업 진흥에 나선 것이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최저 임금을 급격히 올린 결과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이 어려워졌고 조선업 등 일부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성장률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 정책의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올라탈 기회를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로 날려버리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기업 투자 유인 확대 등 성장 동력 회복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서유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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