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통제 정례 군사회담, 남북 합의서에 담길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2018.09.18 00:03

업데이트 2018.09.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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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남북 정상이 18~20일 3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 조치에 합의할 전망이다. 두 정상이 합의할 구체적 조치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MDZ)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DMZ 내 6·25 전사자 공동 유해발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더 나아가 남북 간 군비통제를 다루는 남북 정례 군사회담을 신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소식통이 17일 전했다.

GP 시범철수, JSA 비무장화 포함
NLL 군함 금지 완충수역은 진통
서울·평양 타깃 군사력 감축 추진

관련 사정에 밝은 정부 소식통은 “남북 군 당국은 여러 차례 접촉과 통신을 통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합의서)’ 문구를 가다듬었다”며 “그러나 기존 양측이 원칙적으로 동의한 JSA 비무장화 등 3개 항목을 합의서에 넣었지만, 나머지 항목에 대해선 견해 차가 컸다”고 말했다.

합의서는 정상회담 기간 중 남북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 사항 중 일부는 이르면 연내에 착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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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합의서에 추가하려고 했던 항목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방안이었다. NLL 일대에서 남북 군함의 출입을 금지하는 완충수역을 만들고, MDL 기준 남북으로 10~20㎞ 지역을 비행금지구역(NFZ)으로 설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완충수역은 NLL을 기준으로 그어지기 때문에 북한이 이에 합의한다면 그동안 부인했던 NLL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또 NFZ의 경우 공군력에서 한·미에 많이 밀리는 북한이 남측 제안보다 더 넓은 지역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합의서엔 남북 군 당국이 정례적으로 군사회담을 여는 내용도 들어간다. 남북 정례 군사회담(가칭)은 남북이 1991년 체결한 기본합의서의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협의체라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남북 정례 군사회담은 남북 군비통제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지난 13일 “군 당국 간 신뢰 구축을 넘어 사실상 초보적인 수준의 운용적 군비통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적 군비통제는 양측이 병력의 이동·훈련·배치 등 군사 태세에 대해 조정·참관·통보하는 데 합의하는 절차다. 상대를 기습공격할 여지를 줄여 전쟁 가능성을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군 당국은 남북 정례 군사회담을 통해 서울과 평양을 타깃으로 한 군사력 감축을 서로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에 위협이 되는 무기 체계를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배치 제한·조정·감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남측은 수도권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의제로 올릴 전망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합동참모본부가 제출한 남북한 군사력 비교 보고서를 검토했다. 이 보고서엔 핵무기를 제외한 남북한의 재래식 전력에 대한 비교가 담겨 있다. <중앙일보 9월 10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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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식통은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합의를 내놓기는 힘들겠지만 남북 군비통제에 대한 큰 원칙은 공동발표문에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MZ에서 GP를 철수시키고 공동으로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선 지뢰 제거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DMZ 일대엔 100만 발이 넘는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1999년 발표된 오타와 협약(대인지뢰금지협약)에 남북한이 동시에 가입하는 방안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청와대는 남북 군비통제가 순전히 남북이 협의할 문제라고 보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사안에 따라 유엔군사령부 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협조나 동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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