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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급변 시대의 물관리-공기업 시리즈① 환경] 기후 변화 반영한 최적 하수도시스템 구축 … ‘침수방지 활동’ 물 샐 틈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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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최근 우리나라는 태풍에 의한 폭우 외에도 기후 변화에 따른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여름은 태풍 솔릭과 뒤이은 집중호우로 전국의 많은 곳에서 크고 작은 침수피해가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이 도시침수 예방사업을 통해 침수로부터 도시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사진은 공단 직원들이 강우 후 하수 터널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공단이 도시침수 예방사업을 통해 침수로부터 도시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사진은 공단 직원들이 강우 후 하수 터널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공단이 수행한 도시침수예방사업 지역은 침수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됐다. 침수예방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은 대부분 저지대 등으로 사업 시행 전에는 비교적 적은 양의 비에도 침수되는 일이 잦고 재산 피해가 발생해 해당 지역의 주민은 비만 오면 늘 불안에 떨었다. 사업 완료 이후로는 침수가 되지 않아 주민이 오랜 기간 겪었던 불편과 불안이 해소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66개 지자체 대상 예방사업 실시 #지형·기상 고려 맞춤형 설계·시공 #사업 지역 집중호우에도 피해 없어

특히 과거에는 침수가 잘 안 되었던 지역까지 큰 침수 피해를 볼 정도로 강력한 집중호우가 내렸으나 사업 지역은 빗물이 잘 배제되어 사업 전의 상황 그리고 사업을 하지 않은 인접 지역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 신부동, 성정동 일대는 사업 추진 전에는 일 89㎜, 시간 최대 35㎜의 비에도 침수됐다. 사업 후에는 두 배 이상의 집중호우에도 침수되지 않았다. 반면 사업지 인근인 영성동 일원은 예년에는 비교적 침수피해로부터 안전했으나 지난해 호우에 주택가 및 도로에 침수가 발생해 약 200억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예방사업의 효과를 반증하는 결과다.

상습침수지역인 논산시 대교-화교지구도 1일 36만t 규모의 빗물 펌프장과 3만t 규모의 저류시설을 신설하고 4㎞의 우수관 정비공사를 완료한 결과 지난달 말 200㎜ 이상의 국지성 집중호우에도 침수되지 않았다.

부천 오정구 일대에는 지난해 7월 시간 최대 59㎜ 강우 시에 이어 지난달 28일 일 강우 124㎜, 시간 최대 50.1㎜의 비가 내렸음에도 지하 10m, 지름 4.4m, 길이 1㎞의 국내 최초 하수 터널의 가동으로 예전과 같은 물난리가 발생하지 않는 등 공단에서 수행 중인 24개 지자체 도시침수예방 사업지역에서의 침수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성과는 공단이 각 지역의 지형적·기상학적 특성을 반영해 기존 하수도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제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통해 시설을 정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계 단계에서는 강우 시 지표면과 관로(管路) 내로 흐르는 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침수 시뮬레이션 분석을 수행해 침수원인 분석은 물론 시설물의 개선, 신설을 최적화함으로써 최소한의 사업비로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시공 단계에서는 다년간의 하수관로 시공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최신 공법을 도입함으로써 근로자 및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현재 설치된 대부분의 하수도는 과거 강우량과 강우 발생횟수를 근거로 설계돼 기후 변화로 인해 집중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최근의 기상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단에서 추진하는 도시침수예방사업은 이런 문제를 개선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하수도시스템을 구축했다.

공단은 내수배제를 위한 대규모 하수 터널을 시범으로 설치하는 등 다양하고 선진화된 하수도 시설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에 시행한 단순 복구 위주의 정비사업과 달리 침수예방 정비표준모델과 과학적인 설계기법을 도입했다.

도시침수예방사업은 지난 2012년 부천시 등 6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지정사업까지 총 6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총사업비 1조77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이 중 1조1143억원, 33개의 사업을 관리하는 등 주도적으로 도시침수예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도시 침수의 원인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이 기후 변화다. 강우량 및 횟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계절적·지역적 편차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한 것은 도시 침수의 원인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 면적의 증가도 주요 원인이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녹지나 흙이 있던 자리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메워 버린 것이다.

한 번에 집중해서 쏟아지는 비는 잦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땅의 면적은 줄어든 반면 도심의 인구 및 자산은 증가했다. 이로 인해 빗물이 안전하게 흐르는 공간(하수도 통수 단면적)이 부족하게 됐다. 도시개발로 인해 하수도의 왜곡이 발생하는 등 기존의 배수 시스템의 기능 보완이 필요한 현실이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하수도 빗물배제능력 부족으로 도시 침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도시침수예방사업을 통해 도시 안전 기능을 강화하는 선진화된 하수도 시설을 보급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전력을 다함으로써 한국환경공단이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환경 전문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디자인=배은나 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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