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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UAE 에너지 회사와 손잡고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 도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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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지투하이소닉 주역 3인 작은 고추가 매운 법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 즉 강소기업도 ‘매운맛’으로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다. 경기도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지투하이소닉은 중동에 매운맛을 보여줄 태세를 갖췄다. 이 회사는 이달 18일 중동의 석유 플랜트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시작으로 수조원대 플랜트 프로젝트에 뛰어들 국내 기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지투하이소닉의 곽병현 대표, 김중일 부사장, 김용태 상무를 만나 그들만의 매운 전략을 들었다.

휴대전화 부품 기술력 강소기업 #석유 플랜트 분야로 사업 다각화 #아부다비에 합작법인 설립 계획

곽병현 지투하이소닉 대표(가운데)가 김중일 부사장(왼쪽), 김용태 상무와 함께 UAE 석유 플랜트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곽병현 지투하이소닉 대표(가운데)가 김중일 부사장(왼쪽), 김용태 상무와 함께 UAE 석유 플랜트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지투하이소닉은 어떤 기업인가.
김 상무 “지투하이소닉(G2HYSONIC)은 휴대전화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온 기술 중심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휴대전화용 자동초점 구동장치를 개발했고 3세대 햅틱(촉각·힘·운동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2008년부터 삼성전자·LG전자의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카메라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 6월 곽병현 대표가 알비케이이엠디(RBK EMD)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다음달엔 두바이에 있는 한국법인의 철강공장도 인수할 예정이다. 이달 17일 주총을 통해 상호를 ‘알비케이이엠디’에서 ‘지투하이소닉’으로 변경했다. 현재 연 매출 규모는 500억원대다.”
이번에 체결하는 MOU는.
곽 대표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석유회사인 애드녹(ADNOC·아부다비 내셔널 오일컴퍼니)의 회장·고문이 퇴임하고 차린 회사가 있다. 바로 ‘비욘드에너지’라는 회사다. 비욘드에너지는 애드녹에서 일감을 수주한다. 지투하이소닉은 비욘드에너지와의 합작법인을 아부다비에 곧 세운다. 지투하이소닉은 18일 자사에서 비욘드에너지 회장인 알라시드, 애드녹 고문인 사이프 아메드 알펠리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의 석유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지투하이소닉의 아부다비 현지 법인과 협력해 진행하자’는 취지의 MOU를 체결한다.”
합작법인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곽 대표 “비욘드에너지와 지투하이소닉은 아부다비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법인장을 현지 아랍에미리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임명한다. 운영 주도권을 우리(지투하이소닉)가 갖는 셈이다. 이 법인을 통해 따낸 수주 물량은 한국 기업에 넘겨주려 한다. 예를 들면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을 때 삼성·현대 같은 국내 대기업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한국의 기업들과 지투하이소닉 모두 윈윈할 수 있다. 지투하이소닉이 받을 중개수수료는 1.5~3% 선이 된다. 이는 건설에서 통상적인 중개수수료 비율이다. 그렇다면 보통 플랜트 산업이 수조원대 규모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지투하이소닉은 못해도 수백억원 이상 받을 수 있다.”

김 부사장 “아랍에미리트가 펼칠 석유 플랜트 사업에 지투하이소닉은 한국의 많은 기업을 연결해주는 에이전시 역할을 할 것이다. 애드녹이 펼치는 여러 사업 중에서 철강 부문을 지투하이소닉이 수주한다. 석유화학 플랜트에 사용되는 파이프라인, 바다에 세우는 해양플랜트, 빌딩 철골 등에 철강이 투입되므로 규모가 방대하다. 애드녹은 아부다비의 합작법인을 통해 우리나라 철강회사에 하청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한국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중동과 인연을 맺은 배경은.
곽 대표 “20년간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은 공항에서 누가 픽업하느냐에 따라 진로가 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연이 중요하다. 군 제대 후 2008년 미국을 여행할 때 우연히 교도관을 만났는데 그때부터 교도관이란 직업에 매료됐다. 교도관 생활에서 얻은 보안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죄수를 호송하는 전문업체를 차렸다. 죄수 전문 호송업체는 미국 전역에 10곳 미만이다. 2010년 회사 설립 초기엔 차 한 대로 시작해 3개월간 죄수 1명을 호송하는 데 그쳤다. 한 명을 호송하는 비용은 1마일당 1달러다. 버스에 죄수 30명을 태우고 3000마일을 달리면 9만 달러를 받는다. 지난해 호송차량 16대, 보안 직원 168명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내 한인의 소개로 아랍에미리트에서 UAE경제인연합회장인 사나드 알맥발리를 만났다. 사나드 알맥발리 회장을 통해 중동 지역 여러 왕족과 인연을 맺으며 현지에서 사업을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많은 한국인이 중동을 낯설어한다. 어떤 이는 중동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한다. 모 기업은 중동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려 노력해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투하이소닉은 이들에게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개인적으로 중동에 G2 GCC라는 개인 법인을 갖고 있다. 무역업과 에이전트를 병행한다. 그간 이 법인을 통해 항만, 자동차 타이어 회사, 의료 기업 등 한국 내 여러 기업을 중동에 조인해줬다.”
한국 기업에 조언한다면.
김 상무 “중동은 제조업이 없다. 소비 국가다. 이번 MOU와 별개로 플랜트와 관련된 업체가 아니더라도 중동 진출을 원한다면 우리가 도울 수 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중동에 진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17일 임시총회에서 지투하이소닉의 업종을 몇 개 더 추가했다. ▶보안시스템 서비스 ▶태양력 발전 ▶태양광 발전장치 제조, 설치 및 판매 ▶철강 제조 및 판매 ▶연료, 광물, 1차 금속 중개 ▶상품 중개 ▶자동차 판매 등이 그것이다. 많은 기업이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다음달엔 아프리카 우간다 내무장관이 방한해 지투하이소닉을 찾아온다. 그 장관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소개를 받았다. 우간다 경찰청에 폐쇄회로TV(CCTV) 설치가 미약해 내무장관이 국내 CCTV 업체와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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