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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 앞에서 日 자위대 잠수함 극비리에 훈련

중앙일보

입력

일본 방위성이 해상자위대의 잠수함을 남중국해에 극비리에 파견해 동남아시아 주변을 장기항해 중인 호위함 부대와 함께 대잠수함 작전을 상정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사히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아사히 "남중국해 극비리 대잠수함 훈련" #이즈모급 호위함 등 3척과 공동 훈련 #'항행의 자유' 강조하며 중국 견제 의도 #

이 신문은 복수의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해상자위대의 대잠수함 훈련은 통상적으로 일본 주변 해역에서 실시해 왔는데, 남중국해로 잠수함을 파견해 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일본 해상자위대소속 잠수함이 정박하고 있다. [뉴스1]

일본 요코스카항에 일본 해상자위대소속 잠수함이 정박하고 있다. [뉴스1]

아사히 신문은 공해(公海)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강하게 어필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해상자위대는 이번 훈련을 극비리에 실시한 뒤, 사후에 훈련 사실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해상자위대는 이번 훈련에 잠수함 ‘쿠로시오’와 호위함 ‘카가’ 등 3척을 포함해 총 4척을 파견했다.

동해에서 연합해상훈련을 하고 있는 로널드레이건함. [미 해군 제공=연합뉴스]

동해에서 연합해상훈련을 하고 있는 로널드레이건함. [미 해군 제공=연합뉴스]

잠수함 ‘쿠로시오’는 지난 월 27일 히로시마현 구레(吳)기지를 출항해, 남중국해에서 대만, 필리핀 사이의 바시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에 들어갔다. 호위함 ‘카가’ 등 3척은 하루 전인 8월 26일 구레 기지와 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 기지를 떠나 바시해협을 지나 남중국해로 진입했다.

그 뒤 필리핀 주변에서 미 해군의 핵항모 ‘로날드 레이건’ 함대와 필리핀 해군과 공동훈련을 하고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장기 항행을 계속하고 있다.

‘카가’는 해상자위대 최대의 호위함(기준배수량 1만9950t)으로 항공모함 전환이 검토되고 있는 ‘이즈모’와 같은 급의 호위함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가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파견된 호위함 '카가'는 이즈모와 같은 급이다. [AP=뉴시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가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파견된 호위함 '카가'는 이즈모와 같은 급이다. [AP=뉴시스]

‘쿠로시오’는 ‘카가’ 등 3척의 함대와 별도 행동을 해오다가, 13일 남중국해의 공해 해역에 집결했다. 호위함과 함재 헬리콥터는 ‘소나(음파탐지기)’ 등을 사용해 잠수함을 발견하는 훈련과 잠수함이 탐지되지 않도록 호위함에 접근하는 전술 등 대잠수함전을 상정한 실전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훈련은 중국이 남중국해 내에서 자국의 권리가 미치는 경계라고 주장하는 ‘9단선(9段線)’ 내의 해역에서 실시됐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공해 상에서의 훈련은 국제법의 ‘항행의 자유’에 따른 정당한 활동”이라고 신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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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쿠로시오’는 17일 베트남 중남부에 있는 남중국해 방위의 핵심 거점인 깜란에 해상자위대 잠수함으로서 처음 입항한다. 중국을 겨냥해 일-베트남이 방위협력 강화를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남사군도(南沙群島)의 인공섬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서사군도(西沙群島)에는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했다. 필리핀해의 스카버러 암초에도 함선을 배치하는 등 실효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하이난도(海南島)에는 잠수함 기지를 만들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두고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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