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8할은 식단'이라는 말이 있다.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해도 음식 조절에 실패하면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의 진송백(41) 두잉랩(Doinglab) 대표는 여기서 가능성을 봤다.
'딥러닝 AI'로 음식 인식 #삼성전자 출신 진송백 대표 #"섭식 기록 방식 혁신하겠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모두 기록해준다면, 진 대표 스스로도 다이어트에 성공할 것만 같았다. 진 대표는 "음식을 텍스트로 기록하는 섭식 기록 애플리케이션에 불편함을 느낀 사용자를 통해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그렇게 삼성전자를 나와 2016년 10월 '두잉랩'을 창업했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 이현석(40) 연구원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고 '다이어트 카메라'와 '당뇨 카메라'를 런칭했다.
실제 두 앱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 음식별 칼로리와 영양소 성분을 자세히 안내해준다. 병맥주 브랜드까지도 구분해 칼로리 계산이 가능하다. 진 대표는 서울삼성병원과 함께 당뇨 환자를 위한 섭식 서비스도 공동 연구 중에 있다. 곧 대형 IT기업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매일 더 똑똑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두잉랩에서 인식 가능한 음식은 수천개로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대부분의 음식이 포함돼있다. 매달 인식 가능한 종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진 대표는 "매달 1만여개의 실제 음식 사진을 수집하여 다시 인공지능 엔진에 학습시키고 있다"며 "정확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잉랩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기술이 다이어트를 넘어 섭식과 생존이 밀접히 연관된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진 대표는 "실제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이 상당히 많다"며 "국내 섭식 기록 서비스의 새로운 혁신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 주요 대형 병원에서 근무했던 임상 영양사도 고용했다.
다음은 진 대표와의 일문 일답
- 왜 삼성전자를 퇴사했나
"삼성전자에서 프린트 개발을 담당하다 사내 벤처인 씨랩(C-LAB)에 합류했다. 여러 제품을 만들었는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썩히지 말고 직접 해보자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 섭식 기록 앱을 개발한 이유가 있나
"퇴사 후 운동과 관련한 다이어트 앱을 개발하는 회사로 잠시 옮겼는데 이때 영양관리에 대한 서비스를 런칭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이어트의 8할은 식이조절 아닌가. 기존 앱은 사용자가 직접 기록하는 방식이라 사용률이 떨어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기술이 다이어트보다 섭식과 건강히 밀접한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식단을 직접 적어 오라고 한다. 여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상당하다"
- 앱의 작동 원리가 궁금하다
"수십만 장의 음식 사진을 AI가 학습했다. 이정도면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사실상 모든 음식이 포함된다. 여기에 약 1만개의 실제 음식 사진들이 매달 추가로 학습되어 인식의 정확도를 높여간다. 사진과 유사한 음식을 5개까지 추천해주는데 정확도가 95%정도 된다"
- 칼로리 계산은 어떻게 하는가?
"각 음식별로 칼로리를 입력해 놓았다. 사진과 음식이 매치될 경우 입력된 칼로리를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미세한 양까지 구분하기 어려워 오차 범위가 10~20% 수준이다. 내년 초까지는 음식의 양에 따라 칼로리를 정확히 측정해주는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 서울삼성병원과 공동 연구 중이라 들었다
"환자들이 섭식 기록을 보다 편리하게 하고 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다. 곧 대형 IT기업에 투자도 유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