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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엔 잠복상태 … 이번엔 증상 있는데도 비행기 타고 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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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메르스는 3년 전과 여러모로 다르지만 일부 비슷한 점이 있다. 우선 첫 확진 환자가 60대 남성이라는 점이다. 2015년 1번 환자는 68세 남성, 이번에는 61세 남성이다. 둘 다 중동에서 감염됐다.

2015년 메르스 vs 2018년 메르스 #60대 남성 중동서 감염 ‘공통점’ #3년 전엔 비행기 승객 문제 없어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이번에는 쿠웨이트에서다.

2015년 1번 환자는 아내(63)에게 옮겨 아내가 2번 환자가 됐다. 이번에는 아내가 아직 감염되지는 않았지만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차 감염을 걱정하는 신세다. 첫 번째 환자 둘 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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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검역에서 걸러내지 못한 점도 비슷하다. 2015년 발병 전 무증상 상태에서 입국했고, 공항 검역에서 중동 여행 이력을 밝히지 않았다. 공항에서 전혀 체크하지 못했고 병원 4곳을 전전하다 입국 16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는 환자가 쿠웨이트 설사 이력을 신고했다. 메르스 대응 지침에는 주요 증상(설사)이 있으면 현지 의료기관 방문 여부 등을 추가로 질문하게 돼 있다.

이게 확인되면 바로 확진 환자로 분류한다. 바로 격리용 앰뷸런스로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송했을 테고, 그러면 택시 기사, 의료진 등 밀접 접촉자 6명을 줄일 수 있었다.

다른 점이 더 많다. 올해 환자는 중동에서 병원 진료를 받고 입국 비행기에서 승객 440명과 직접적·간접적으로 접촉했다. 이 점은 상황이 더 안 좋다. 2015년 환자는 바이러스 잠복 상태에서 입국해 비행기 승객은 문제 없었다.

반면 메르스가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병원을 전전하면서 지역 사회 감염을 야기했다. 병원도 감염병 대응 체계가 미비한 상태여서 삼성서울병원에서 490명의 접촉자가 나왔다.

다른 환자와 가족이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이번에는 최초 환자가 병원에 미리 중동 여행 이력과 증세를 알려 병원이 만반의 준비를 했고, 의료인 4명만 접촉했다.

2015년에는 1번 환자 확진 당일 그의 아내가 확진됐고, 다음 날 같은 병실을 쓰던 암 환자가 감염됐다. 이번에는 8일 오후 4시 확진 판정 이후 10일까지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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