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중앙] SF 속 진짜 과학 31화. '플라네테스'와 달 개발 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플라네테스』의 한 장면. 언젠가 우리는 달과 지구를 오가며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네테스』의 한 장면. 언젠가 우리는 달과 지구를 오가며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달, 죽음의 땅에서 희망의 땅 될까

가까운 미래, 인류는 우주로 향하고 달을 자유롭게 오가게 됩니다. 달로 향하는 왕복선 표가 별로 싸지는 않겠지만, 보통 사람이 충분히 오갈 수 있을 만한 가격으로 내려가죠. 달의 자원은 지구의 에너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고, 수많은 사람이 달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달에서도 문제는 끊이지 않습니다. 지구의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달에서도 테러를 저지르고, 일하러 간 사람들은 달의 혹독한 환경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죠. 산책이라도 하려면 튼튼한 우주복을 입어야 하고, 자칫 우주복이 고장이라도 나면 금방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죽음의 세계… 과연 그런 달에 인류의 미래가 있는 걸까요?

만화 『플라네테스』는 우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로 지구와 달을 오가면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주인공 일행은 우주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문제가 된 우주 쓰레기(스페이스 데브리, 14회 참고)를 청소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우주의 여러 가지 일상을 체험합니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 주변에서 문제가 되는 만큼, 그들은 주로 지구 주변의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지만, 이따금 여러 가지 이유로 달로 날아가서 활동하기도 하죠.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대략 38만km.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1초가 넘게 걸리는 엄청나게 먼 곳입니다. 일찍이 아폴로 8호는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인 새턴V로 날아올랐음에도 달을 돌고 돌아오는데 1주일이나 걸렸을 정도죠. 제트 여객기로 날아간다면 편도만으로 보름이 넘게 걸립니다. 그래도 달은 갈 만한 곳입니다. 우선은 지구에서 가장 가깝다는 이점이 있고, 또 중력이 약해서 우주로 날아가는 기지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1/6밖에 안 되어서 로켓의 위력이 약해도 손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죠. 지구에서 달까지 날아가는 데는 자그마치 3000톤이 넘는 거대한 로켓이 필요했지만, 달에서 지구로 돌아올때는 작은 로켓으로 충분했으니까요.

더욱이 달은 다양한 자원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물 없이 오직 육지만으로 이루어진 달 위에는 수많은 운석이 떨어져 내리고 있으며, 운석은 희귀한 광물의 보고이기 때문이죠. 그 광물은 그냥 땅 위에 널려 있으니 땅을 캘 필요도 없이 줍기만 해도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원은 바로 ‘헬륨3’이라고 알려진 물질이에요. ‘헬륨3’는 헬륨의 동위원소로서,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알려진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태양에서 헬륨과 함께 날아오는데, 지구상에서는 얻기 힘들지만, 달에는 땅 위의 먼지에 같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죠. 그것도 자그마치 수백만t에 달하여, 지구상의 모든 전력을 공급하더라도 1000년 이상은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방사능 오염 문제도 없고, 온실가스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그야말로 꿈의 미래가 아닐 수 없죠.『플라네테스』의 세계에서도 달에서 ‘헬륨3’를 캐서 지구 전력의 70%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제는 이를 위해 달에 사람을 보내고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몇 사람만 가겠지만, 오래지 않아 수많은 이들이 이주하고 거대한 도시가 만들어지겠죠. 지구에서 가까운 만큼 어렵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지구 중력을 넘어 38만km 떨어진 달까지 향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50여 년 전, 아폴로 시대엔 불과 세 명의 우주인을 달로 보내기 위해서 자그마치 3000톤에 이르는 거대한 로켓을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그나마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7개 중 1개(13호)가 실패해서 실패율은 적지만… 도시를 만들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네요. 아폴로 시대보다 기술은 훨씬 향상되었지만, 우주 개발을 위한 로켓 기술 같은 것은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달 착륙을 주도했던 NASA의 예산은 당시보다 형편없이 적은 것도 문제죠.

하지만 가까운 미래 우리는 달에 진출하여 생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엇보다도 달은 어디로 가지 않고 거기에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문제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어요. 우리에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할 것이고, 달 개발은 그러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이 글을 보는 여러분 중에서 달로 이사 가서 일하게 될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달에서 보는 지구는 매우 아름다울 것이라는 겁니다. 아름다운 지구를 보기 위해서도 우리는 달로 향해야 할 거예요. 한편으로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도 말이죠. 달은 머나먼 죽음의 세계이지만, 인류에겐 새로운 희망의 땅이 되는 것입니다.

글=전홍식 SF & 판타지도서관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로우틴을 위한 신문 '소년중앙 weekly'
구독신청 02-2108-3441
소년중앙 PDF 보기 goo.gl/I2HLMq
온라인 소년중앙 sojoong.joins.com
소년중앙 유튜브 채널 goo.gl/wIQcM4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