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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억대 재건축부담금 '반 토막'...집값 급등 역풍으로 연말 5억 넘게 나올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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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 재건축 구역 현재 모습과 재건축 투시도. 최근 조합원당 평균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5700여만원으로 구청에게 통보받았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 재건축 구역 현재 모습과 재건축 투시도. 최근 조합원당 평균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5700여만원으로 구청에게 통보받았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2탄이 최근 주택시장 과열에 묻혀 소리 없이 지나갔다. 4개월 전 1탄이 가져온 충격을 찾아볼 수 없다. 예정액이 1탄의 반 토막도 안 되기 때문이다.

부담금 예정액 2탄 '문정동 136' 5700여만원 #주변 시세·분양가 낮고 개발이익도 적어 #반포3주구·대치 쌍용2차는 사정 달라 #최근 집값 급등으로 예정액도 급증 예상 #

재건축부담금(이하 부담금)은 재건축 기간 개발비용을 빼고 오른 집값(초과이익)의 일부를 국가가 현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최종 재건축 계획인 관리처분계획을 자치단체에 신청하는 사업장부터 적용한다. 부과 시점이 준공 후이지만 관리처분 전 사업승인 단계 때 예정액을 자치단체가 산정해 조합에 알리게 돼 있다.

서울 송파구청은 최근 송파구 문정동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 조합에 부담금 예정액 505억원을 통보했다. 조합원(872명)당 평균 5795만원이다.

이 금액은 지난 5월 서초구청에서 통보한 부담금 예정액 1호인 반포동 반포현대 1억3569만원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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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 136 예정액은 정부가 연초 시뮬레이션했다며 공개한 강남권 예정액보다도 훨씬 적다. 당시 평균 4억4000만원, 최고 8억40000만원이었다.

문정동 136은 반포현대에 비해 초과이익이 훨씬 적다. 가장 큰 차이가 재건축 후 집값이다. 부담금은 재건축 후 집값에서 재건축 시작 시점 집값과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 공사비 등 개발비용을 뺀 초과이익에 부과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재건축부담금

재건축부담금

조합원 주택은 준공 시점 공시가격으로, 일반분양분은 일반분양가로 재건축 후 집값을 계산한다. 공시가격은 준공 시점 예상 시세의 75%다. 예상 시세는 현재 주변 시세에다 예상 집값 상승률을 적용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문정동 일대 현재 아파트 시세가 3.3㎡당 2900만원 선이다. 반포현대가 있는 반포동은 국내 최고가 지역이다. 예정액을 산정하던 4월 3.3㎡당 5300만원 선이었다.

일반분양분 분양가로 문정동 136이 3.3㎡당 3100만원 정도로 잡았다. 반포현대는 3.3㎡당 이보다 1200만원 비싼 4300만원이었다.

문정동 136의 일반분양분이 적다. 재건축으로 더 지을 수 있는 주택이 많지 않아서다. 단독주택 재건축 방식이어서 재건축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 건축연면적 비윧)이 250%로 반포현대 등 아파트보다 50%포인트 낮다.

늦게 재건축을 시작해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이유도 있다. 3년 전인 2015년 6월 추진위 승인을 받았다. 서울 집값이 2014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5년 6월엔 꽤 오른 시기였다. 재건축 시작 시점 집값이 높아 재건축 후 집값과 차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올 상반기 재건축 시장을 떨게 한 부담금 예정액 공포가 ‘종이호랑이’가 되는 걸까. 아니다. 앞으로 진짜 ‘센 놈’이 온다.

현재 재건축 시공사를 정해 정식 계약 중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와 대치동 쌍용 2차가 부담금 예정액 통보 다음 차례다. 시공 계약, 자치구 자료 제출, 예정액 산정 등을 거쳐 1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반포3주구(왼쪽)와 대치동 쌍용2차 재건축 조감도.

반포3주구(왼쪽)와 대치동 쌍용2차 재건축 조감도.

이 단지들은 주변 시세 등이 반포현대나 문정동 136보다 훨씬 좋아 예정액이 상당할 것으로 이미 업계가 예상했다.

쌍용2차 조합은 당초 부담금 예정액을 7000만~8000만 정도로 추정했다. 그러다 반포현대에서 1억원이 넘는 금액이 나오자 3억~4억원까지 예상액이 올라갔다. 반포3주구도 2억원 이상으로 업계는 봤다.

그런데 이 단지들의 부담금 예정액이 지금까지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포현대 부담금 예정액 산정 때보다 최근 몇 달간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4월까지 실거래가격이 18억 원대이던 반포 3주구 전용 72㎡가 8월 말 20억4000만원까지 거래됐다. 반포3주구가 있는 반포동 평균 아파트값이 지난 5월 이후 3.3㎡당 170만원 올랐다. 래미안퍼스티지 등 반포동 내 재건축한 단지들은 3.3㎡당 300만원 이상 뛰었다.

쌍용2차 전용 95㎡ 시세가 4월 17억2000만원 정도에서 지금은 1억원가량 상승했다. 대치동도 같은 기간 3.3㎡당 200만원 정도 상승했다. 2015년 재건축한 래미단대치팰리스 전용 84㎡가 23억 원대에서  25억 원대로 2억원가량 뛰었다.

여기다 최근 집값 급등세로 현재 주변 시세에다 계산하는 향후 집값 상승률이 올라가게 된다.

재건축 후 예상 집값이 크게 올라가면서 부담금 예정액이 많으면 5억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본다. 이런 금액이면 재건축 시장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보다 적은 2억~3억원에도 재건축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집값 급등이 재건축 추진 단지들엔 위력이 더욱 세진 부메랑이 돼 돌아올 전망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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