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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경제 민심' 뒤숭숭…기업 61% "작년보다 경기 나쁘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는 청년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실업자이거나 실업에 가까운 상태에 있는 사람은 342만6000명으로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합뉴스]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는 청년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실업자이거나 실업에 가까운 상태에 있는 사람은 342만6000명으로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 61%가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응답을 한 기업은 47.3%였지만, 1년 사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크게 나빠진 것이다. 명절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를 기업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의 절대다수인 94.3%가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경기 침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27일부터 8일간 전국 5인 이상 사업장 527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보는 곳은 중소기업이 더 많았다. 종업원 300인 이상인 기업은 50%가 이 같은 답변을 했지만, 300인 이하 기업은 63.9%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곳은 3.3%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이 느끼는 한국 경제 상황도 중견·대기업보다 부정적이었다.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이란 분석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300인 이상 중견·대기업은 88.9%였지만,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은 95.8%로 6.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경영 환경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올해 추석에 지급되는 종업원 1인당 상여금은 전년 대비 3.1% 늘어난 105만6000원에 달했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은 응답 기업의 70.2%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줄었지만, 상여금 지급 액수 자체는 증가한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본급이 오르는 등 임금 상승 여파로 추석 상여금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 고용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다 보니, 가계의 소득 감소에 따른 내수 악화 가능성을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력 산업 경쟁력 저하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여파가 체감 경기 위축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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