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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태권도 명문 로페스家의 추락...장ㆍ차남 성추문 퇴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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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혐의로 미국 스포츠계에서 영구제명 처분을 받아 충격을 안긴 스티븐 로페스. 미국 태권도 명문 로페스 패밀리의 둘째 아들이다. [AP=연합뉴스]

성폭력 혐의로 미국 스포츠계에서 영구제명 처분을 받아 충격을 안긴 스티븐 로페스. 미국 태권도 명문 로페스 패밀리의 둘째 아들이다. [AP=연합뉴스]

미국 태권도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로페스 가문이 잇단 성 추문에 휩싸여 명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AP통신은 “미국 세이프스포츠센터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자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자국 태권도 스타 스티븐 로페스(40)를 미국 스포츠계에서 영구 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스티븐은 로페스 가문의 차남으로, 2000년 시드니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태권도 스타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해 세 대회 연속 메달권 입상에 성공한 바 있다. 매 2년 마다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는 5연패(2001ㆍ03ㆍ05ㆍ07ㆍ09)의 위업을 달성했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스티븐이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또는 관련 스포츠 단체들이 주관하는 모든 스포츠 활동에 어떤 역할로든 영구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면서 “스티븐이 이 결정에 항소할 수는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을 내린 세이프스포츠센터는 미국 내 모든 아마추어 스포츠 단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조사하는 단체로, 지난해 출범한 비영리 기구다.

로페스 패밀리의 맏형 진(왼쪽)과 둘째 스티븐. 두 사람 모두 성추문 혐의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로페스 패밀리의 맏형 진(왼쪽)과 둘째 스티븐. 두 사람 모두 성추문 혐의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로페스 가문에서 성추문으로 징계를 받은 인물은 스티븐 뿐만이 아니다. 장남 진도 지난 1997년부터 네 명의 여자 태권도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세이프스포츠센터에 의해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진은 미국태권도대표팀 코치로 네 차례나 올림픽에 참가한 유명 지도자지만, 부적절한 행위가 들통나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시 세이프스포츠센터는 “진 코치가 20년 가까이 성적 비행을 저질렀으며, 국가대표팀 코치라는 권위를 이용해 어린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밝혔다. 진 로페스에게 성폭행을 당한 네 명의 여성 선수들이 조사 과정에서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스티븐을 함께 고소해 동생의 죄상도 세상에 드러났다.

로페스 가문은 태권도에 심취한 아버지 훌리오의 영향으로 온 가족이 태권도를 수련했으며, 형제들이 모두 두각을 나타내 미국에서 ‘태권도 패밀리’로 명성을 떨쳤다. 훌리오의 장남 진과 차남 스티븐, 삼남 마크, 막내딸 다이애나가 모두 미국 국가대표를 역임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로페스 형제 중 진이 코치로, 스티븐·마크ㆍ다이애나가 선수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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