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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설' 마윈 “알리바바 떠나는 것 아냐, 내일 승계 계획 발표”

중앙일보

입력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지난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알리바바 소유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윈 회장의 은퇴설을 부인했다. [AFP=연합]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지난 1월 24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알리바바 소유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윈 회장의 은퇴설을 부인했다. [AFP=연합]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겸 이사회 주석인 마윈(馬雲·54)이 자신의 은퇴 보도를 부인했다. 8일 밤 알리바바 산하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마윈 회장 은퇴설을 부인하면서 10일 그룹의 승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윈 회장은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떠날 수 있어 자부심을 갖는다”고 밝혔다고 SCMP는 밝혔다.

이사회 주석 유지한 채 교육·자선 주력

마윈 은퇴설은 지난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마 회장은 “빌 게이츠로부터 배울 수 있는게 많다”며 “그만큼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그보다 일찍 은퇴하는 것은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게다가 곧, 교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알리바바 CEO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이후 “마 회장이 월요일(10일) 54세 생일이자 중국 교사의 날을 맞아 은퇴를 선포하고 자선·교육 사업에 전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 보도 직후 알리바바 주가는 미국 증권거래소의 마감 후 거래에서 약 3% 하락했다.

알리바바 측은 은퇴설에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8일 오전 알리바바 대변인은 “마윈 회장은 매일 다시 교편을 잡기를 꿈꾸며 이는 그에게 정상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 회장이 승계 계획을 공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은퇴 논란은 마윈의 대변인을 자처한 SCMP가 정리했다. 신문은 8일 밤 “마윈 은퇴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닌 단장취의(斷章取義·맥락에서 떼내 자기 본위로 해석함)”라며 “마윈은 알리바바 이사회 주석직에 남되 10일 승계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윈의 현재 알리바바 내 직함은 이사회 주석직이다.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그룹 내 소장파 장융(張勇)에 물려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알리바바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마 회장은 36명의 시니어 경영인으로 구성된 알리바바 파트너십의 종신 멤버이기도 하다.

SCMP는 마 회장을 인용해 “그는 현재 알리바바의 구조, 기업문화, 관리제도, 인재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런 기초는 모두 그가 혼란을 일으키지 않은 상황에서 물러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장융이 CEO를 맡은 뒤로 마 회장이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을 새로운 투자기회 발굴과 새로운 과학 기술 발전, 자선사업에 쏟을 수 있었다는 게 SCMP의 지적이다.

현재 알리바바에선 차이충신(蔡崇信)이 이사회 부주석, 장젠펑(張健峰)은 수석기술관(CTO), 후샤오밍(胡曉明)은 클라우드 컴퓨팅 업무, 양웨이둥(楊偉東)은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를, 장판(蔣凡)과 징제(靖捷)가 각각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와 티몰을 나눠 경영하고 있다.

마 회장의 스케줄은 여전히 빡빡하다. 그는 다음 주 러시아 재벌 알리셰르우스마노프(65)와 국부펀드인 러시아 직접투자기금(RDIF) 공동 소유의 인터넷 기업 ‘메일닷알유(mail.ru)’에 대한 투자를 공식화하기 위한 러시아 방문이 예정돼있다. 9월 중순에는 기업 투자설명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출장도 기다리고 있다. 그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맺은 젊은 창업자 육성을 위한 디지털 트레이닝 센터 건립을 돕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방문이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지난 4월 19일 태국 방콕의 투자 양해각서 체결식에 입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알리바바 소유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윈 회장의 은퇴설을 부인했다. [AP=연합]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지난 4월 19일 태국 방콕의 투자 양해각서 체결식에 입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알리바바 소유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윈 회장의 은퇴설을 부인했다. [AP=연합]

10일 알리바바 승계 계획이 드러나면 알리바바는 기업 구조와 일상 운영을 창업자와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극히 드문 아시아 기업으로 바뀌게 된다. 1999년 항저우(杭州)에서 자본금 6만 달러(6700만원)를 가지고 전자상거래 마켓플레이스로 창업해 채 20년도 안 된 사이에 4200억 달러(473조원)의 거대 제국으로 성장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온라인쇼핑, 무현금지불,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할리우드 영화까지 아우르는 비대한 조직으로 팽창했다. 알리바바 현재 임직원은 8만6000명을 넘어섰다.

마 회장은 중국의 최대 자산가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순 자산이 약 400억 달러(45조원)에 이른다.
전직 영어교사인 마 회장은 함께 창업한 동업자 17명 사이에서는 ‘마 선생’으로 불린다. 그는 또 가명 펑칭양(風淸揚)으로 불린다. 무협 소설가 진융(金庸)의 고전 『소오강호(笑傲江湖)』에 등장하는 화산파 고수 검객의 이름이다.

마 회장은 이미 지난 2013년 CEO 직에서 물러나면서 알리바바 그룹의 일상 경영에서는 대부분 손을 뗀 상태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따라 마윈재단을 설립해 대부분의 재산과 시간을 자선 사업에 쏟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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