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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에 보낸 친서에 뭘 담았을까

중앙일보

입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연내 개최 희망 전했을 듯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신뢰와 우호적 관계 담아 #'김영철 편지'해명하며 폼페이오 4차 방북 유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내게 보낸 개인적 편지가 내게로 오고 있다. 친서는 어제 국경에서 넘겨 받았다. 긍정적인 편지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친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특사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북한 측이 직접 판문점 군사경계선에서 외교 라인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 친서는 당시 인도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간에 건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아세안안보포럼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악수를 나눈 직후(왼쪽),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가 이용호 외무상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했다.(오른쪽) [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지난달 4일(현지시간) 아세안안보포럼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악수를 나눈 직후(왼쪽),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가 이용호 외무상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했다.(오른쪽) [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AP통신은 익명의 국무부 인사를 인용, "김 위원장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소지하고 있으며 10일(현지시간) 경 트럼프에게 정식으로 전달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아직 친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강하게 희망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박 3일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종전선언과 핵 시설 리스트 신고 교환 같은 비핵화 협상은 역시 북미 간 정상 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1차 친서를 전달한 직후 취소됐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살아났던 것처럼 이번 친서에도 북미정상회담을 연내에 개최하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 실장이 지난 6일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김정은)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신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 점으로 미뤄, 친서에도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우호적 관계를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한 직접적 원인이 됐던 김영철 부위원장의 적대적 편지에 대한 해명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달 24일 오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에 앞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북한 관련 회의.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지난달 24일 오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취소 결정에 앞서 열린 핵심 참모들과의 북한 관련 회의.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북미 협상의 동력을 살려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을 이른 시일 내에 재성사시키려는 김 위원장의 뜻이 친서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워싱턴에서 북미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역시 믿을 것은 트럼프 대통령 밖에 없다"는 생각을 김 위원장이 하고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을 하려면 안보상황이 덜 위협적이란 실질적 증거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서울에 가장 위협이 되는 장사정포를 철수하는 게 물리적인 안보상황이 변했다는 아주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협상 진척의 토대가 될 구체적 합의가 나올 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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