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 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준비하는 모습이 북한 국내외에서 포착되고 있다.
먼저 북한 고려항공은 9·9절 행사에 맞춰 임시 항공편을 대폭 증편하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해외 공항과 평양 순안공항을 연결하는 중간 기착지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의 고려항공 카운터에는 6일 오전부터 평소와 달리 외국인 승객들로 북적였다. 관광객들과 함께 외신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베이징발 평양행 항공편은 낮 12시, 오후 2시, 오후 7시 등 모두 세 편으로 정기편 외에 2편이 증편됐다.
승객들 대부분은 9·9절 행사에 맞춰 여행상품으로 판매된 5일 패키지 단체관광객으로, 평양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호주에서 온 한 관광객은 “9·9절 기념행사를 보려고 여행 패키지를 구매했다”면서 “열병식이나 매스게임 등을 보고 싶은데 실제로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오늘(6일) 평양에 갔다가 11일 돌아오는 일정으로 여행계획을 짰다”며 “북한에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너무 흥분되고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 투어스는 유럽과 중국 관광객들에게 북한 관광 및 9.9절 행사와 관련된 각종 티켓을 판매해 왔다.
북한 국내에서도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외신들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송고했다. 선전물을 설치하는 모습과 매스게임을 준비하는 듯한 장면이 포함됐다.
전날 행사 준비를 위해 불 밝힌 김일성광장과 류경호텔 전면에 조명이 설치된 모습도 있다. 300m가 넘는 105층 건물인 류경호텔 상단에는 인공기가 선명하다.
한편 9.9절 열병식이 어느정도 규모로 진행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5일 1만 명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훈련장에 대열을 이룬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가 지난달 31일 열병식 훈련장인 평양 미림 비행장 북쪽 광장 일대에서 병사들로 추정되는 40여개의 점 형태의 무리가 광장에 도열한 모습을 촬영했다. 점들은 서로 일정한 간격을 띄우고, 정사각형 형태로 도열했다. 다음날인 1일에도 유사한 모양의 점 약 30개가 도열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VOA는 “과거 열병식에서 북한 병사 250∼300명이 한 조가 되어 정사각형 형태로 행진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지난달 31일에는 1만∼1만2000명이, 1일에는 7500∼9000명이 열병식 훈련에 동원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위성사진에는 지난 2월 군사 퍼레이드 때 등장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과 중거리 미사일용 발사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행사 당일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해 결과가 주목된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