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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체육단 사라지나 … 야구도 축구도 전전긍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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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경찰야구단 이대은(오른쪽)이 지난해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상을 받는 모습. [중앙포토]

경찰야구단 이대은(오른쪽)이 지난해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상을 받는 모습. [중앙포토]

스포츠 스타의 병역 면제 혜택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체육단이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체육단 제도 폐지는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의무경찰(의경) 제도 폐지를 확정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의경 감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2023년 의경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운동선수들은 경찰체육단을 통해 군 복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사라지게 됐다.

의무경찰 제도와 맞물려 폐지 수순 #해당 연맹, 폐지 유예 위해 노력 중 #프로야구 “항저우AG 때 중단 없어”

경찰체육단은 서울지방경찰청 산하의 야구와 경찰대학 소속의 무궁화체육단에 있는 축구·육상, 경찰교육원 소속 무궁화체육단의 유도·사격·태권도 등 6개 종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1983년에 육상·유도·사격으로 경찰체육단이 시작됐다. 이후 축구(1995년)·야구(2005년)·태권도(2014년)가 창단됐다. 경찰체육단은 공백기 없이 군 복무를 해결할 수 있어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경찰체육단이 사라지면 선수들이 군 복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국방부의 국군체육부대 상무 입대뿐이다. 상무 입대가 불발되면 현역으로 입대해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찰체육단에 소속된 축구·야구 등 관련 종목의 연맹과 협회는 체육단 폐지를 최대한 유예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진형 홍보팀장은 5일 “경찰축구단이 폐지될 거라는 소식을 듣고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방안을 경찰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경찰야구단 노명준 매니저는 “경찰야구단 폐지는 항상 나오는 말이었다. 하지만 상부로부터 폐지에 대한 지침이나 공문이 내려오지 않았다.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올해도 예전처럼 9~10월에 선수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찰체육단 폐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선수들이 경찰야구단과 상무 입대를 미룬 끝에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으면서 여론이 나빠졌다. 프로야구 선수인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 등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지 않았더라면 현역으로 입대해야 했다.

이에 기찬수 병무청장은 4일 “체육·예술 분야 병역 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는 병역이 면제되는데 많은 논란이 따르고 있다. 국민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내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실상 운동선수들에 대한 병역 혜택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편 병역 혜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를 마칠 때까지 국민들이 보내주신 격려와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2022년 9월에 열리는 중국 항저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기간엔 KBO리그 정규시즌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KBO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2주간 리그를 중단했다. KBO는 특히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군 미필 선수를 지나치게 배려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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