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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선발 논란 못넘은 허재…농구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4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허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4강 한국과 이란의 경기. 한국 허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이끌었던 허재(53)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 물러났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5일 "허재 감독이 사의를 표명해 이를 받아들였다. 13일과 17일에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는 김상식(50) 대표팀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허 감독은 2016년 6월 감독을 맡은 지 2년3개월여 만에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허 감독이 이끈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까지 올랐지만, 준결승전에서 이란에 68-80으로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동메달을 땄다. 아시안게임 메달은 땄지만 목표했던 2회 연속 금메달엔 실패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아들인 허웅(상무), 허훈(kt)을 뽑아 논란이 됐다. 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는 키 1m80cm인 허훈보다 장신 포워드를 뽑자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허 감독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면서 허훈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허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허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그러나 허훈은 토너먼트가 시작된 8강부터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결과가 목표치를 밑돌면서 지난 4일 유재학 위원장을 비롯한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허 감독도 감독직 사퇴 의사를 전하면서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셈이 됐다. 허 감독의 당초 임기는 내년 2월까지였다.

허 감독은 재임 기간 아시아컵 3위,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1차 예선 통과 등의 성과를 냈지만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의 잡음과 목표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물러나게 됐다. 한편 이달에 열릴 농구월드컵 예선에 나설 대표팀에는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중 허웅, 허훈과 허일영(오리온)이 제외됐다. 대신 최진수(오리온), 안영준(SK), 양홍석(kt)이 합류했다. 김상식 대행 체제의 농구대표팀은 7일 재소집되고, 13일 요르단 원정,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시리아와 잇따라 농구월드컵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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