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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의 전설, 눈앞서 펼쳐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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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9월 울돌목에서 열린 ‘명량대첩 해전재현’. 올해는 8일 오후 4시부터 조선 수군의 판옥선 13척이 왜선 133척을 무찌르는 해전이 재현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해 9월 울돌목에서 열린 ‘명량대첩 해전재현’. 올해는 8일 오후 4시부터 조선 수군의 판옥선 13척이 왜선 133척을 무찌르는 해전이 재현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必死則生 必生則死)”

7일부터 울돌목서 ‘명량대첩 축제’ #배 13척으로 왜선 격파 장면 재현

1597년 9월 15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하루 앞두고 휘하 장수들에게 한 말이다. 당시 조선은 두 달 전인 7월 15일 칠천량 해전에서 당한 패배로 수군 함정이 12척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충무공은 이튿날인 9월 16일 기적 같은 승리를 통해 전쟁의 판도를 뒤집는다. 울돌목(鬱陶項)의 빠르고 험한 물살을 이용해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수군을 격파한 명량대첩을 통해서다.

오는 8일 전남 울돌목에 가면 420여년 전 해전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매년 가을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의 바다에서 열리는 ‘명량대첩 축제’를 통해서다. ‘불멸의 명량! 호국의 울돌목!’을 주제로 한 축제는 7일부터 9일까지 명량해협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백미인 ‘명량대첩 해전재현(사진)’은 8일 오후 4시부터 열린다. 해남과 진도 주민 500여 명이 참여해 13척의 조선 판옥선이 10배가 넘는 왜선을 무찌르는 장면을 재현한다. 전날인 7일 오후 4시에 열리는 리허설에서도 기적 같은 해전의 묘미를 체험할 수 있다. 해전은 61척의 어선에서 쏘아대는 화포와 불꽃 등을 통해 당시 전투의 치열함을 보여준다. 선박들 사이사이에서 불화살이 날아다니고 물대포가 쏟아지는 상황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화약이 터지는 굉음이 가득한 해전 속에서 진행되는 백병전 재현도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해군 3함대의 구축함 7대와 헬기 3대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해상 퍼레이드와 평화의 만가행진, 울돌목 해상 풍물 뱃놀이 등도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8일 해남 명량무대와 진도 승전무대에서 각각 열리는 ‘해남 오구굿’과 ‘진도씻김굿’ 같은 굵직한 공연도 볼거리다.

11회째인 올해는 전시·공연 외에 체험행사를 대폭 확대했다. 캠핑존 운영과 군함 탑승 체험 등을 통해 명량해전이 지닌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참가 신청은 명량대첩축제 홈페이지(www.midc.kr)를 통해 하면 된다. 해군 군함은 7일 4회, 8일 3회, 9일 4회 등을 탑승할 수 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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