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서만 꿈쩍 안하는 스마트폰 출고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스마트폰 가격이 국내에서만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이 해외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데 비해, 국내 가격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갤럭시·아이폰, 해외선 갈수록 하락 #업계 “국내에선 공시지원금 올려”

정부의 통신요금 포털인 스마트초이스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9(64GB)의 국내 출고가는 지난달 95만7000원(SK텔레콤 기준)이었다. 집계가 시작된 4월 이후 쭉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9(64GB)의 출고가는 같은 기간 꾸준히 하락했다.

스웨덴에선 지난 7월 8995크로나(110만1000원)에 달하던 갤럭시S9의 출고가가 지난달 7495크로나(91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네덜란드에서도 지난 5월 749.69유로(96만9000원)였던 출고가가 6월 701.69유로(90만7000원)로 낮아졌다. 중국에서도 지난 5월 5799위안(94만 6000원)이던 가격이 6월에는 5499위안(89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다만 독일에선 지난 4월 829유로에서 두 달 연속 하락해 6월에 601유로까지 떨어졌다가 7월 685유로(88만5000원)로 반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기준 조사대상 14개국 중 3번째로 저렴했던 국내 출고가는 6월 8번째로 밀려났다가 8월 5번째를 기록했다. 갤럭시S8(64GB)의 국내 출고가도 지난 4월 기준 79만9700원에서 단 한 차례도 인하되지 않았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 가격이 하락해 485.69유로(62만7000원)까지 내려간 것과 대조적이다.

예외는 갤럭시노트 8(64GB)였다. 노트8은 지난 6월 109만4500원에서 7월 99만8800원으로 출고가를 한차례 내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8의 경우 갤럭시노트 9가 지난달 출시됐기 때문에 신제품 효과가 반영돼 기존 모델의 출고가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갤럭시S9의 경우 노트와는 별개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출고가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 X도 국내에선 지난 4월부터 쭉 똑같은 가격(136만700원)을 유지했다. 4월 국내와 비슷한 8188위안(133만5000원)에서 출발했지만 세 차례 인하해 지난달 7278위안(118만6000원)까지 떨어진 중국과 비교된다.

5월 출시된 LG전자의 스마트폰인 G7씽큐는 오히려 해외에서 가격이 더 올랐다. 국내 출고가가 89만8700원으로 동일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해외에선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8개국 중 2번째로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유독 국내에서만 가격 변동이 없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경쟁이 해외시장보다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가격을 내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며 “출고가를 내리기보다는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재고를 소진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