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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은 이동우에게…” 이왕표가 떠나며 남긴 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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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 추모 WWA 경기에서 이왕표가 자신의 장기인 드롭킥을 선보이고 있다. 2006년 경기 당시 그는 52세였다.

김일 추모 WWA 경기에서 이왕표가 자신의 장기인 드롭킥을 선보이고 있다. 2006년 경기 당시 그는 52세였다.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였던 이왕표씨가 암 투병 끝에 4일 오전 9시 48분 눈을 감았다. 64세.

고인은 1975년 ‘박치기왕’ 김일 체육관 1기생으로 입문해 1975년 프로레슬러로 데뷔했다. ‘수퍼드래곤’이란 링네임으로 활동한 그는 한국 프로레슬링을 이끈 1세대다.

201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식 은퇴식을 하고 사각 링과 작별한 뒤에도 최근까지 한국 프로레슬링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2013년에는 담낭암 판정을 받고 8시간의 대수술을 받은 뒤에도 병석을 털고 일어나 왕성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다시 암이 재발하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 2013년 11월 방송된 KBS2 TV ‘여유만만’에 출연해 담도암 3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밝혔다.

당시 고인은 수술을 받기 전 휴대전화 메시지로 남긴 유언을 통해 개그맨 겸 가수 이동우씨에게 안구를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개그맨 이동우가

개그맨 이동우가

고인은 “나 이왕표는 수술 중 잘못되거나 차후 불의의 사고로 사망 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며 “나의 눈은 이동우에 기증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었다.

하지만 이동우에 대한 안구 이식은 현대 의학 기술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앓고 있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시력 회복을 위해서 망막 이식이 필요하지만 현대 의학 기술로는 안구 이식을 통한 시력 회복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이왕표의 유언을 들은 이동우는 “선생님의 뜻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선생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라고 답한 바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현대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이다. 장지는 일산 청아공원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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