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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제왕적 대통령, 갑질 양당체제 무너뜨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손학규 후보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손 신임 대표는 지지율 27.0%로 1위를 차지했다.

바른미래 대표 당선 … 27% 득표 #“수구 거대양당이 의회정치 망쳐 #을을 갈등 … 이게 무슨 개혁인가”

하태경(22.9%)·이준석(19.3%) 후보가 2,3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권은희(6.9%) 후보는 4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이 됐다. 전국청년위원장에 단독 출마한 김수민 후보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합류했다. 4위와 5위를 차지한 정운천(12.1%)·김영환(11.8%) 후보는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손학규. [뉴시스]

손학규. [뉴시스]

손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대통령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앵무새 노릇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반성은커녕 틈만 나면 막말하고 시비를 거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수구적 거대양당이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저를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에 대해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갈래갈래 찢어놓고 있다”며 “상하·빈부갈등도 모자라 ‘을을’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 한쪽을 살린다며 또 한 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인가. 이게 적폐청산인가”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당선이 됐지만, 존립이 위태로운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미완에 그친 당의 화학적 융합이 첫째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 연설에서처럼 지난 선거 때 계파 공천 논란 같은 분열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손 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인 경륜·친화력으로 당을 추스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좀처럼 10% 벽을 돌파하지 못하는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 숙제도 있다. 3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뚜렷한 정책으로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존재감을 높이려면 결국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상징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국회 특활비 폐지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당선으로 민주당(이해찬)·한국당(김병준)·민주평화당(정동영)에 이어 또 ‘올드보이’가 귀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대표도 이를 의식해 “얼마만큼의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게 올드보이와 골드보이의 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이번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은 현장투표 없이 온라인투표와 ARS 투표로만 진행됐다. 책임 당원 50%, 일반 당원 2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로 가중치를 둬 지도부를 선출했다.

한편 안철수 전 의원은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일 수행원 없이 부인 김미경 교수와 독일로 출국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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