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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전 세계 철인들이 지리산에 모인 이유는…구례 ‘국제 철인3종’의 인기비결 보니

중앙일보

입력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지리산서 열리는 국내 최대 철인3종 대회

지리산을 끼고 있는 전남 구례군은 전형적인 산간 분지(盆地)다. 섬진강과 서시천을 따라 형성된 평야 외에는 대부분 산지로 이뤄져 있다. 주민 60%가량이 농업에 종사하는 이곳에선 매년 한 번씩 극한의 스포츠가 열린다. 전 세계 철인(鐵人)들이 겨루는 철인3종(트라이애슬론·Triathlon) 대회다. 트라이애슬론은 한 명의 선수가 3개 종목(수영·사이클·마라톤)을 완주해 최단시간 순으로 순위를 겨루는 종목이다.

9월8일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개막 #참가자·가족, 1만2000명 ‘철인 축제’

 오는 9일 구례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인3종 대회다. 세계 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에는 36개국, 1534명이 참가한다. 아이언맨 대회는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2㎞ 등 226.2㎞를 17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트라이애슬론 올림픽코스인 51.5㎞(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보다 4배가 넘는 거리를 경쟁한다.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36개국, 1534명 ‘인간의 한계’ 도전

구례 대회 참가자 중 상위 30명에게 주어지는 ‘하와이 아이언맨’ 슬롯(Slot·참가권)도 경기의 열기를 더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하와이 월드 챔피언십’은 전 세계 철인의 로망으로 꼽힌다. 통상 2500여 명이 참가하는 하와이 대회의 진가는 슬롯의 가치만 봐도 알 수 있다. 주최 측이 매년 5장씩 이베이 경매에 내놓는 참가권의 평균 낙찰가가 4만5000달러(한화 5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1977년 미국에서 시작된 트라이애슬론은 1980년대 국내에 도입된 후 동호인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대한 철인3종협회 산하에만 6000명이 넘는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구례 전역은 대회 개막 1주일 전부터 내·외국인 선수들로 북적인다. 대회를 앞두고 실제 경기코스를 미리 체험해보려는 참가자들이 많아서다. 수중과 육상에서 동시에 경기가 진행되는 특성상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코스 환경을 익히는 게 필수적이다. 구례군 역시 인구 2만7000명인 군민 가운데 5.5%(1500명)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만큼 호응도가 높다. 대회 기간 구례에는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1만2000여 명이 머물게 돼 지역 홍보나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1장에 5000만원?…‘하와이 아이언맨’ 출전권 30장 

선수와 진행요원만 3000명에 달하는 철인3종은 입지 요건이 까다롭다. 호수나 바다, 한적하면서도 확 트인 도로가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차량·인원 통제가 가능해야 한다. 대회가 열릴 때면 참가자와 가족 등 1만 명이 넘게 경기장 주변에 몰리기 때문이다. 구례의 경우 지리산과 섬진강변 등 천혜의 자연여건을 갖추고 있어 최상의 대회코스로 주목받는다. 올해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 536명 중 재참가 선수들이 유난히 많은 것도 구례 대회의 특징이다.

본대회 하루 전인 다음 달 8일 열리는 ‘아이언 키즈 구례 코리아’나 ‘아이언 걸 구례 코리아’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이언 키즈 대회는 만 4~12세 어린이가 사전 신청을 통해 철인3종의 묘미를 체험하는 이벤트다. 나이별로 수영 최대 50m, 달리기 최대 1.2㎞ 경주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 결승점에 도착한 어린이 선수에게는 완주메달과 완주증, 기념티셔츠 등을 지급한다.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어린이·여성 대회, 철인3종의 묘미 체험

올해 국내 최초로 열리는 ‘아이언 걸 코리아’도 WTC가 승인한 대회다. 6.6㎞ 구간을 달려 순위를 가리는 대회는 만 15세 이상 여성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아이언 키즈’나 ‘아이언 걸’ 참가 등록은 대회 홈페이지(ironman.com/korea)를 통해 할 수 있다.

경기 후 열리는 줄리 모스(Julie Moss) 선수의 팬 사인회도 동호인들의 호응이 높은 행사다. 미국 출신인 모스는 1982년 열린 하와이 아이언맨 대회를 통해 철인3종경기를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당시 선두를 달리던 모스는 결승점을 3㎞ 앞두고 탈수증세로 쓰러진 후 결승점 직전 4m부터는 12분 만에 기어서 완주하는 투혼을 보였다.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세계철인3종경기협회(WTC)가 승인한 국내 유일의 ‘아이언맨(ironman)’ 대회인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지난대회 모습. [사진 구례군]

1인 참가비 83만원…스포츠 마케팅 ‘호응’

구례에서 아이언맨 대회가 개최된 것은 2014년부터다. 전지훈련단이나 관광단을 끌어들이기 위해 철인 3종 대회를 유치한 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라이애슬론은 대회 개최를 위해 경기장이나 건물 등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와 구례군은 대회 유치 당시 WTC 측에 천혜의 자연여건과 안전한 대회 코스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회 개최를 위해 들어가는 돈에 비해 홍보 및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것도 대회 유치에 한몫했다. 구례 대회는 총 사업비 15억 원 중 9억 원을 선수들의 참가비(1인 750달러)로 충당한다. 나머지 6억 원은 국비(3억 원)와 도비(1억 원), 군비(2억 원)를 스포츠 마케팅 차원에서 투입한다. 트라이애슬론 동호인인 윤광종(56) 선수는 “아이언맨 대회만 13년을 뛰었는데, 구례처럼 이상적인 코스를 갖춘 곳은 드물다”며 “지리산과 섬진강이 지닌 풍광과 군민들의 열띤 환호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구례=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의 수영 경기가 열리는 지리산 호수정원 인근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의 수영 경기가 열리는 지리산 호수정원 인근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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