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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여론 나쁜 장관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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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장관 5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교육·국방·고용노동·산업통상자원·여성가족부 등 그동안 논란을 야기하거나 낮은 평가를 받은 부처의 장관을 경질한 사실상의 문책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5개 부처 개각, 사실상 문책 인사 #김상곤·송영무 ‘개국공신’도 경질 #유은혜 50대 여성 교육부 장관 #국방장관엔 정경두 합참의장 #고용쇼크에도 김&장 라인 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 국방부 장관 정경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고용노동부 장관 이재갑, 여성가족부 장관 진선미(왼쪽부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 국방부 장관 정경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고용노동부 장관 이재갑, 여성가족부 장관 진선미(왼쪽부터).

문 대통령은 입시제도 개편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경질했다. 후임엔 유은혜(재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유 후보자는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7년째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과 간사로 활동해왔다. 기무사령부의 계엄문건 파동에 이어 ‘하극상 논란’을 일으켰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공사 30기)으로 교체됐다. 정 장관 후보자는 이양호 전 장관에 이어 24년 만의 공군 출신 국방장관이다.

이번에 바뀐 김상곤·송영무 장관은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대선 캠프 시절부터 해당 분야 정책을 총괄했던 ‘개국 공신’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두 부처 장관 교체를 놓고 막판까지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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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의 키워드는 심기일전과 체감”이라며 “정부 2기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하자는 의미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민심 수습과 국정동력 재창출을 위해 여론이 나쁜 장관들은 신속히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기존 경제라인의 핵심은 유지한 대신 산업부 장관엔 성윤모 특허청장, 고용부 장관엔 이재갑 전 노동부 차관을 지명했다. 두 후보자 모두 해당 부처 출신이다. 기존 장관이 학계(백운규 산업)·정치인(김영주 고용)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엔 현장의 실무 감각을 중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재갑 후보자는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함께 인창고 동문으로, ‘인창고 트리오’가 일자리 정책을 책임지게 됐다.

‘미투 운동’에 대한 대응 미흡을 지적받았던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는 법조인 출신인 진선미(재선)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이번 개각에 여당 현역 의원이 2명이나 포함된 건 국회 인사청문회를 감안한 인선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때 특별감찰관을 지냈던 이석수 전 감찰관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하는 등 4명의 차관급 인사를 함께 발표했다. 방위사업청장엔 왕정홍 감사원 사무총장, 문화재청장엔 정재숙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엔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민주당 여성위원장을 임명했다.

청와대는 현재 인사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 1명을 1~2주 안에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환경부가 유력한 추가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개각이 마무리되면 지난달 원포인트로 임명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18명 국무위원 중 7명이 최종 교체되는 셈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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