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 섬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세계 3대 영화제 중의 하나인 베니스영화제는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의 실화를 그린 개막작 ‘퍼스트맨(데이미언 셔젤 감독)’을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앞서 전 세계 유명 영화인이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레드 카펫을 밟으면서 축제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개막작의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을 비롯해 나오미 왓츠, 올해 오스카를 들어 올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토르: 라그나뢰크'를 연출한 타이키 와이티티 감독, 모델 바바라 팔빈, 축구 선수 호날두의 여자 친구인 스페인 모델 출신 조지나 로드리게스 등이 참석했다.
이날 레드카펫 위의 유명인들과 함께 더욱 빛난 이들이 있었다. 눈에 안대를 한 제시카 노 타르와 기우시 베르사체. 이날 송고된 외신 사진에서도 현장 사진기자들은 이들을 주목하고 있었다.
제시카 노 타로 지난 2007년 미스이탈리아 결선까지 진출한 미모의 모델이다. 모델 일을 하다 수족관의 바다사자 조련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는 2017년 1월 헤어진 남자 친구로부터 얼굴에 염산 테러를 당해 한쪽 눈을 실명하고 큰 상처를 입었다.
노타로의 사연은 지난 2017년 4월, 이탈리아 현지 TV 토크쇼를 통해서도 알려진 적이 있다.
그녀는 TV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망가진 얼굴을 과감히 공개했다. 여러 차례의 성형 수술을 통해 얼굴 윤곽을 회복했지만 외출할 때는 커다란 숄로 얼굴을 가려야만 했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이건 절대 사랑이 아니다"라면서 여성폭력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또 노타로는 "테러를 한 옛 남자친구를 증오하진 않지만 용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녀는 인스타 등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며 아름다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우시 베르사체는 지난 2005년 28세의 나이에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다.
그녀는 이후 여러 차례의 수술과정을 거쳐 의족을 착용했고, 장애인 육상선수로 거듭 태어났다. 그녀는 각종 육상대회 100m 경기에 출전하며 강인한 삶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여인의 ‘아름다운 장애’는 베니스영화제 첫날 레드카펫 위에서 유감없이 빛났다.
베니스영화제는 오는 9월 8일까지 12일 동안 이어진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