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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이 극도로 신경질 냈던 한미 공군훈련 12월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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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계속된 6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1대와 한국공군 F-16 2대, F-15K 2대, 미국 공군 F-35A 2대, F-35B 2대가 편대 비행하고 있다. 2017.12.6 [공군 제공=연합뉴스]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계속된 6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1대와 한국공군 F-16 2대, F-15K 2대, 미국 공군 F-35A 2대, F-35B 2대가 편대 비행하고 있다. 2017.12.6 [공군 제공=연합뉴스]

한·미가 올 12월 양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실시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29일 “양국이 올해 연말에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으며 참가 전력과 훈련 규모를 놓고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한국에 주둔 중인 주한 미 공군 이외 미 본토와 해외 기지로부터 증원 병력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훈련 재개’ 발언 이전 결정 #북 비핵화 협상 새 국면 올 수도 #작년엔 전투기 230여대 참여 #B-2 등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도

한·미 양국의 비질런트 에이스 실시 결정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기에 앞서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이 연합훈련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 행보를 연계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힘에 따라 향후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 있게 나서지 않을 경우 비질런트 에이스가 군사적 대북 압박 조치로 진행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지난해의 경우 한·미 전투기 230여 대가 참가한 대규모 훈련이다. 당시 F-22 6대, F-35A 6대, F-35B 12대 등 스텔스기 24대가 동원돼 공중전은 물론 전시 사전 목표물 타격 훈련까지 벌였다. 이들 스텔스 전투기는 한반도에선 비밀리에 북한 방공망을 뚫고 침투해 북한 주석궁 등 핵심 목표를 타격하고 빠져나오는 전략 자산이다. 북한은 지난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해 당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무분별한 핵전쟁광증으로 조선반도와 전 세계가 핵전쟁의 불도가니 속에 말려든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5월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벌일 때는 그달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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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북한의 진척 없는 비핵화 조치에 인내심을 잃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비질런트 에이스에 B-2, F-22 등 전략 자산을 투입해 군사적인 압박에 나서고, 북한 역시 강대강 전략으로 맞서 반발할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부닥치는 것은 물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급속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괌에 B-2 스텔스 폭격기 등이 임시 배치돼 있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아직까지 대화의 판을 깰 생각은 없다”면서도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할 경우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속하게 얼어붙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와 함께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미 해군의 항모와 한국 해군이 연합훈련을 펼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의 윤곽은 10월 관함식 때 연합 해군훈련의 개최 여부 및 규모로도 드러날 전망이다.

이철재 기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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