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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경수, 드루킹과 공모해 8840만 건 댓글순위 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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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올 2월까지 김경수(51) 경남지사와 공모해 조작한 댓글 공감·비공감 수가 8840만 건에 이른다고 27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공개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벌인 전체 댓글 순위 조작 건수는 1억 회 이상이라고 밝혔다.

허익범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 #김 지사, 킹크랩 이용 여론조작 승인 #지방선거 대가 센다이 총영사 제안 #“경인선 가자” 김 여사 불법 없어

하지만 ▶드루킹 김씨가 이끈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자금 출처 ▶경공모가 김 지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는 의혹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대선 경선 현장에서 “경인선 가야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특검은 불법 행위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은 드루킹이 대선을 앞두고 결성한 정치 사조직이다.

허익범. [뉴스1]

허익범.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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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수사 결과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위는 네이버 기사 약 8만1300건과 댓글 약 140만8300건, 댓글에 달린 공감·비공감수 약 9964만3700회에 달한다. 네이버뿐 아니라 다음·네이트까지 더할 경우, 경공모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인위적으로 클릭한 공감·비공감 수는 1억회가 넘는다. 경공모가 킹크랩을 개발한 2016년 12월부터 오사카 총영사직 문제로 김 지사와 드루킹이 결별한 직후인 올 3월까지다.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사무실을 찾은 뒤 킹크랩을 이용한 공감·비공감 조작 행위를 승인했다는 것이 특검팀이 내린 결론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 일당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했다”며 “킹크랩 개발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2016년 12월 실전 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기간을 포함해 김 지사와 드루킹이 결별할 때까지 총 11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검팀은 또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말 드루킹 김씨로부터 경남지사 선거에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판단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향후 김 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 무효가 된다. 또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번 특검팀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선 특별검사 제도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진 못했다. 한 전직 지검장 출신 변호사는 “현행 특검법에선 특검은 특검보도 마음대로 임명할 수 없다”며 “현실적인 제약에 정치권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특검 활동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허 특검은 수사기간 내내 지속됐던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지나친 편향적 비난이 계속됐다”며 “수사팀 개개인에게까지 억측과 근거 없는 음해가 있었던 점 역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았던 고(故) 노회찬 의원과 관련해선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에 대해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영민·정진호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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