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물리치고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대표팀은 27일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우즈벡을 무너트렸다.
이날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지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예측 불가의 상황을 연출했다.
먼저 한국은 전반 5분 황의조의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흔들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16분 우즈벡 마샤리포프 자로리딘에게 골을 내주며 1-1 아쉬운 동점 상황을 맞았다.
이어 한국은 34분 또다시 황의조의 환상적인 오른발 슛이 골문 오른쪽에 깊숙이 꽂히면서 2-1 승기를 잡는 듯했다. 이번 대회 황의조의 일곱 번째 골이 터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득점 뒤 황의조는 지난 24일 이란과 16강전 도중 무릎을 다쳐 이날 벤치에 앉아있던 골키퍼 조현우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했다. 한국은 이후에도 전반이 끝날 때까지 우즈벡 골문을 위협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한국팀의 공격은 흐름을 찾지 못했고 수비 불안까지 이어졌다. 우즈벡은 7분 만에 두 번째 동점 골을 만들어냈다.
동점 골을 허용한 뒤에도 여전히 한국의 수비 불안은 계속됐고 3분만인 10분에 우즈벡에게 역전골을 허용해 3-2 상황을 맞았다.
후반 이승우가 교체 투입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다시 찾아 나갔다. 이승우는 26분께 오른발 슛을 날리며 우즈벡 골문을 위협했다. 공격은 이어졌다.
29분 황의조가 우즈벡 수비가 헛발질한 공을 가로챈 손흥민의 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키면서 3-3 동점 골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 두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다시 분위기를 다잡은 한국은 36분 손흥민이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했으나 골문 왼쪽을 살짝 벗어나면서 역전에 실패하고 전후반 경기를 마쳤다.
이어진 연장전 경기에서도 양 팀 공방은 계속됐다.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이 거칠어지면서 연장 전반 10분 이승우를 가격한 우즈벡 알리바예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체력이 고갈된 양 팀의 지루한 경기가 진행되던 중 후반 9분께 페널티 지역에서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의 오른발 슛이 또 한 번 골문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시 공격 기회를 잡은 한국팀은 10분께 페널티 지역에서 황의조가 상대의 반칙을 이끌어 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반전에 이은 반전. 경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섰다. 황희찬의 페널티킥은 골키퍼 오른쪽으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4-3 역전.
이로써 한국은 혈투 끝에 그간의 우즈벡과의 악연에 종지부를 찍으며 4강에 진출, 금메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한국과 우즈벡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월과 2015년에 치른 경기에서의 악연 때문이다. 2015년 킹스컵에 출전한 한국 22세 이하 대표팀은 우즈벡의 깡패 축구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우즈벡 마사리포프는 당시 풍푸 킥을 하듯이 날아올라 강상우의 가슴을 가격했고, 샴시디노프는 권투를 하듯이 심상민의 얼굴에 라이트-레프트-라이트 훅을 날렸다. 그는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런 우즈벡의 폭력 축구에도 차분히 경기를 이끌어 우리 팀은 1-0으로 승리했다.
이후 한국은 지난 1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우즈벡을 다시 만났다. 그러나 한국은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대 4로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8강에서 우즈벡을 꺽고 4강에 진출함으로써 한국팀은 선배들의 아픈 기억과 수모를 한꺼번에 되갚는데 성공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