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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돌풍… 아시아 부자 가문은 어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계 배우들만 출연하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가 예상 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CNN이 22일(현지시간) ‘아시아의 부자 가문’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케빈 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존 추 감독이 연출한 워너브러더스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미 연예매체에 따르면 영화는 개봉 주말에만 3400만 달러(약 382억 원)를 벌어들였다. 예상을 뛰어넘은 성적이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포스터. [중앙포토]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포스터. [중앙포토]

한 대학교수가 부유한 남자친구의 싱가포르 집을 찾아가서 겪은 에피소드를 그린 이 작품은 로튼 토메이토 등에서도 좋은 평점을 받으며 속편 제작까지 결정됐다.

한편 CNN은 “평범한 배경을 가진 여자친구를 자신의 집에 데려간 싱가포르 상속자를 통해 터무니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고 영화를 소개하며 “이 영화의 성공으로 아시아의 부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라 최근 아시아에서 부호가 크게 늘었다”며 “지난 4년간 100만달러(약 11억2000만원) 이상의 투자 가능한 자산을 보유한 사람의 숫자는 전 세계 어디보다 아시아에서 많았다”고 했다.

CNN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부자 가문은 미국과 유럽의 부자 가문에 가려져 있다”며 아시아의 대표 부자 가문을 소개했다.

지난 6월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블룸버그 톱 25’에 포함된 아시아의 부자 가문 셋이다. 블룸버그의 통계는 한 세대만 자산을 보유하거나, 단 한 명의 상속자가 가족의 모든 재산을 통제하는 경우는 제외했다. 이를테면 아시아 최고 부자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등은 빠졌다.

한편 전 세계 최고 부자 가문은 미국 월마트를 소유한 월튼 가문으로 자산이 1515억달러(약 169조 9000억원)에 이른다.

인도 암바니 가문

인도 릴라이언스 무케시 암바니 회장.[중앙포토]

인도 릴라이언스 무케시 암바니 회장.[중앙포토]

총자산 430억달러(약 48조 2000억원)를 보유한 인도 최고 부자 가문이다. ‘블룸버그 톱 25’에서 7위를 차지했다.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디루바이 암바니는 1960년대 뭄바이에서 섬유 사업을 시작으로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얼라이언스’를 일궜다.

2002년 그가 사망한 뒤 두 아들 무케시와 아닐은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겪었고, 어머니의 중재에 따라 무케시는 그룹의 주력인 석유·가스·석유화학 부문을, 아닐은 전력·통신·금융 부문을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형제간의 다툼은 무케시가 동생의 사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다시 점화됐다. 통신업에 무케시가 뛰어든 것이다. 잠재성 큰 인도 통신시장을 노린 무케시는 자회사를 차린 데 이어 최근엔 아닐의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의 지분까지 흡수했다.

현재 무케시는 개인재산 401억달러로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 19위에 올라있다.

한편 그는 지난 2011년 뭄바이에 27층(실제 60층 높이)짜리 저택 ‘안틀리아’를 지어 화제가 됐다. 면적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보다 넓고 3개의 비행기 격납고, 160대 차량 주차가 가능한 지하 6층의 주차장, 수영장·헬스장·영화관·헬기이착륙장 등 초호화 시설을 갖췄다. 6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이 저택에는 무케시 부부와 자녀 3명만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쿽 가문

홍콩 부동산개발업체 '순흥카이'의 토마스 쿽(오른쪽) 전 회장과 레이먼드 쿽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부동산개발업체 '순흥카이'의 토마스 쿽(오른쪽) 전 회장과 레이먼드 쿽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부동산 재벌인 궉씨 가문의 자산은 340억 달러(약 38조 1000억원)다. ‘블룸버그 톱 25’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홍콩에 이민 온 쿽탁생은 부동산개발업체 순흥카이(新鴻基)를 설립했다. 1990년 그가 사망한 뒤 그의 아들 삼형제는 우애 좋게 사업을 키웠다.

국제상업센터(ICC)와 국제금융센터(IFC), 센터럴 프라자를 지어 올렸고, 아파트·쇼핑센터·사무실 등을 건설하면서 사실상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1997년 큰 형 월터 콕이 1997년 괴한에게 납치되면서 가족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일주일 뒤 7700만달러(약 863억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월터가 풀려나긴 했지만, 납치 사건이 형제간의 불화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8년 월터는 둘째 토마스와 셋째 레이먼드에게 순흥카이의 경영권을 넘겨준다. 토마스와 레이먼드는 큰 형에게 정신 질환이 있어 더는 경영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공동 회장이 됐다. 그러나 월터는 본인은 건강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2년엔 토머스와 레이먼드 공동회장이 뇌물 수수와 직권 남용 혐의로 반부패 수사기관인 염정공서(ICAC)에 체포됐다. 이 중 토머스만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했고, 그마저 형기를 절반도 마치지 않은 2016년 7월 1000만 홍콩달러(약 15억원)를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국 이 가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오른쪽부터). 2013년 호암상 시상식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오른쪽부터). 2013년 호암상 시상식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뉴스1]

아시아의 3번째 부호 가문은 삼성의 이씨 가문이다. 자산은 310억달러(약 34조 7000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 톱 25’에서 16위를 차지했다.

1938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로 시작한 삼성그룹은 섬유·조선·전자 등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했다. 1987년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뒤엔 이건희 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했으며, 삼성은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CNN은 “삼성은 한국 최대의 가족 소유 재벌”이라며 “현재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칩 등을 생산하는 거대 제조사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지병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 그룹의 ‘회장’이 됐다”며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삼성과 한국 정치 엘리트와의 어두운 관계가 부각됐다”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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