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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탐]용산·여의도 부동산, 미리 사 둔 고위공직자 1위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녕하세요.
[여로운 구생활]의 데이터 삽질 담당 이경희 기자입니다.

주 52시간 안에서 삽질하세~

주 52시간 안에서 삽질하세~

요즘 용산과 여의도 부동산이 들썩인다고 합니다.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고 서울역_용산역 철로를 지하화 해 대규모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시설)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게 계기였습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제동을 걸긴 했지만 달아오른 기대심리를 끌어내리기엔 역부족인 듯합니다.

국무회의에서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장관. [사진 연합뉴스]

국무회의에서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장관.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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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용산의 장소적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했다"며 이례적으로 행사 장소의 의미를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으니까요. 대선 공약이었던 "센트럴 파크 같은 생태자연공원"에 이어 용산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도 제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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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과 여의도가 재개발되면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공직자, 부동산 보는 눈이 있는 예지자는 누구일까요. 그래서 다시 한번 고위공직자 재산 데이터를 들여다봤습니다. 2017년 12월 말 기준 재산 내역을 올해 3월에 공개한 부동산 보유내역을 추려봤습니다.

88명 800억대, 건면적 3730평 보유 

해당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모두 88명. 신고가액(공시지가) 기준 총 137건 812억 8650만 원어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건축면적만 합해서 1만2321㎡, 약 3730평에 달했습니다. 서울 도심이라는 특성 때문에 토지를 가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가액 기준으로 용산·여의도 건물 부자 1위는 이종필 전 서울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 용산2)입니다. 용산구 이태원동에 부부 공동명의로 공시지가 102억 3291만원 상당의 주상복합건물(대지 1084㎡, 건물 3062.09㎡)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참, 지방선거가 있었지...

참, 지방선거가 있었지...

이렇게 지방선거에서 탈락한 이들을 제외하고 현직 고위공직자로 범위를 좁히면 어떨까요.

일단 용산과 여의도에 부동산을 소유한 공직자는 모두 80명, 119건으로 줄어듭니다. 총액도 645억 9546만원으로 확 떨어지네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분들의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제외했습니다.

용산·여의도 부동산 현직 1위는, 두구두구두구 …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뉴스1]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뉴스1]

용산구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진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입니다. 배우자 명의로 한강로 3가 분양권 3건, 본인 명의로 한강로 1가 오피스텔 1건 등 총 4건 2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습니다. 진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한강로3가 아파트 분양권(135.38㎡, 41평, 17억 4340만원)이 "토지에서 아파트 분양권으로 전환됐다"고 신고했습니다.

[뉴스타파]진영 의원 재산신고서 보기: https://goo.gl/J3YR9g

신고 내용에는 없지만 지난해 효성이 분양한(2020년 완공 예정)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인데요. 해당 평형의 일반 분양가는 23억 3100만원이었습니다. 더불어 총 9억 2000만원 상당의 상가 분양권(55.1㎡, 54.84㎡) 2건도 확보했습니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 2017.6.30 [사진 연합뉴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 2017.6.30 [사진 연합뉴스]

진 의원 부인이 원래 갖고 있던 땅은 2014년에 매입한 한강로 3가 63-234번지 대지 109㎡였습니다. 이 땅은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4구역' 내에 있습니다. 2009년 1월 20일 건물 철거과정에서 불이나 농성 중이던 세입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용산 참사가 벌어졌죠. 그 남일당 터에서 직선거리로 320m,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만들겠다"고 선언한 용산공원 권역 바로 앞이기도 하죠.

왜 하필 그 땅인지는 모르겠다고..

왜 하필 그 땅인지는 모르겠다고..

용산 참사 이후 개발이 지지부진하던 2014년 6월 은행 대출 5억원 끼고 현금 5억원 들여 땅을 샀더니 2017년에 30억 원대 분양권으로 돌아왔답니다. 진 의원의 분양권 재테크 관련해서는 지난 4월에 별도 기사 '용산 4선 의원 진영, 용산 땅 10억에 사 32억 분양권(https://www.joongang.co.kr/article/22533231)'으로 자세히 소개했으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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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 한국 나전칠기박물관장. [중앙포토]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 한국 나전칠기박물관장. [중앙포토]

※진영 의원 외 공직자의 경우 부동산 구입 시점은 반영하지 않은 기사입니다. 부동산 건수는 토지, 건물, 대지 등 신고 항목의 건수를 가리킵니다. 신고 내역서상의 건수를 기준으로 삼았기에 하나의 물건이라도 건물, 대지 등이 각각 계산돼 잡히게 됩니다. 부동산 가액은 '공시지가' 기준입니다.  

2위는 손혜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구을)입니다. 용산구 이태원동의 대지와 상가, 복합건물, 아파트 등 5건(상가는 부부공동 명의라 2건으로 쪼개어 신고) 27억 6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신고했습니다. 그중 배우자 소유의 이태원 건물에는 한국 나전칠기박물관을 차렸습니다. 골동품 부자이기도 한 손 의원이 관장직을 맡고 있죠. 박물관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손혜원 의원의 재산신고서. 2017년 말 기준. 붉은 색 표시한 부분이 용산에 보유한 부동산.

손혜원 의원의 재산신고서. 2017년 말 기준. 붉은 색 표시한 부분이 용산에 보유한 부동산.

[뉴스타파]손혜원 의원 재산신고서 보기: https://goo.gl/XswXAU

3위는 김종석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입니다. 모친이 소유한 이촌동 아파트, 본인 명의의 서빙고동 아파트를 각각 신고했습니다. 신고가액은 23억4000만원입니다. 4위는 강석호 국회의원(자유한국당,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이촌동 아파트(22억원)를 부부 공동명의로 갖고 있었고요, 5위는 외교부 조현동 대사입니다. 부부 공동명의의 이촌동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여의도동 아파트 총 21억원을 갖고 있었습니다.

[뉴스타파] 김종석 의원 재산신고서 보기: https://goo.gl/eNnmgH
[뉴스타파] 강석호 의원 재산신고서 보기: https://goo.gl/x6Zt4q

공동 5위는 나경원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서울 동작구을)과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입니다. 각각 부부 공동명의의 서빙고동 아파트(20억원)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여의도와 용산 땅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어도 공시지가 20억원이 훌쩍 넘는 모양새입니다.

[뉴스타파] 나경원 의원 재산신고서 보기: https://goo.gl/wy2WKV
[뉴스타파] 김재호 부장판사 재산신고서 보기:https://goo.gl/17YAH9

집 한 채, 얼마면 되겠니?

집 한 채, 얼마면 되겠니?

7위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입니다. 보광동 아파트와 다가구주택을 합해 17억 6400만원을 신고했네요. 8위는 김무성 국회의원인데요. 총 16억 7500만원 상당의 여의도동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갖고 있었습니다. 9위는 김상운 경북지방경찰청장. 남영동 상가와 여의도동 아파트를 더해 공시지가 1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신고했습니다. 10위는 신현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동자동 아파트(12억 56000만원)을 한 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뉴스타파] 그 밖의 고위 공직자 재산 정보 검색: http://jaesan.newstapa.org/

아파트 몰린 이촌동, 그다음은 여의도동 

용산과 여의도에 보유한 부동산 분포도. 재산신고에 세부 주소를 쓰지 않은 경우 동 단위로만 지도에 입힌 일부 데이터의 경우 위치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빨간색은 아파트, 파란색은 상가. 도형 크기는 신고가액 총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인터랙티브 차트로 넘어갑니다. https://goo.gl/r7L9eu

용산과 여의도에 보유한 부동산 분포도. 재산신고에 세부 주소를 쓰지 않은 경우 동 단위로만 지도에 입힌 일부 데이터의 경우 위치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빨간색은 아파트, 파란색은 상가. 도형 크기는 신고가액 총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인터랙티브 차트로 넘어갑니다. https://goo.gl/r7L9eu

지방 선거에서 떨어진 분들도 포함해 고위 공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용산중에서도 이촌동입니다. 25명이 34건 194억 원어치를 갖고 있었어요. 대표적인 주거 지역이라 아파트(33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여의도동 부동산도 20명이 24건 127억 원어치를 보유했습니다. 여의도는 아파트(15건)와 오피스텔(7건)이 주류를 차지했고요.

그다음으로는 한남동(9명 12건), 서빙고동(7명 10건), 용산동 5가(5명 8건), 보광동(4명 6건), 이태원동(3명 7건) 순으로 이어집니다. 이태원동의 경우 보유 건수는 적어도 공시지가 총 141억여원에 달해 총액 순으로는 이촌동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번에 통일 호재를 노리는 파주 등 접경지대 부동산을 다룬 적 있었는데요. 역시 규모로나, 가액으로나 용산과 여의도가 압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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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투입한다는 강북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한 달 살이를 끝내고 총 1조원을 강북에 투자한다는 도시재생 계획안을 내놨습니다. 크다면 큰 돈이고, 서울시가 한해 실제로 쓰는 예산이 30조원을 넘는데다 저 1조원이 몇년에 걸쳐 투입된다는 걸 고려하면 푼돈이라고 볼 수 도 있고요.

아무튼 강북 집값도 들썩일까요?

강북이 포괄하는 범위가 너무 넓어 삼양동이 있는 강북의 상징, '강북구'에 한정해 살펴봤습니다.

강북구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몇 되지 않았는데요. 지난 6.3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을 제외하면 겨우 7명이 2017년 말 기준으로 공시지가 총합 35억 5288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죠. 그것도 대개 수유동·미아동에 몰려 있었고요.

삼양동은요?

삼양동은요?

안영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관장이 미아동에 단독주택을 신고해 땅과 건물가액 총 17억 3726만원으로 강북구 1위였습니다. 번동에 배우자 명의의 5억 6927만원 상당의 근린생활시설을 신고하며 2위를 차지한 고윤환 경북 문경시장과 격차도 컸고요.

국회의원 중엔 정우택(자유한국당, 충북 청주시상당구) 의원이 미아동의 도로 약간을 갖고 있는 게 전부였습니다. 김태흠(자유한국당, 충남 보령시서천군) 의원은 보유하고 있던 미아동 아파트를 지난해 처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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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고위공직자 재산 데이터를 사골국 우리듯 우려먹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든 뭐든 또 개발 호재가 나타날까요? 데이터를 다시 들춰볼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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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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