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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m67㎝의 女사브르 대표팀, 1m80㎝ 만리장성 허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9;자, 간다&#39;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한국 김지연(왼쪽)이 중국 첸자루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8.8.19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39;자, 간다&#39;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한국 김지연(왼쪽)이 중국 첸자루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8.8.19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평균신장 1m67㎝의 한국 여자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1m80㎝ 장신군단 중국을 무너뜨렸다. 다윗이 골리앗을 꺾은 것이다.

김지연(30·익산시청)-황선아(29·익산시청)-최수연(28·안산시청)-윤지수(25·서울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중국을 45-36으로 물리쳤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상대도 중국이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45-25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예상대로 숙적 중국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단체전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4위, 중국은 6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낸 반면 중국은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19일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치엔 지아루이와 사오 아키가 금, 은을 휩쓸며 상승세를 탔다.

경기 전 피스트 위에 나란히 선 한국과 중국 선수들의 키 차이는 확연했다. 1m81㎝의 중국 최장신 사오 야키와 1m64㎝ 한국 김지연은 16㎝나 차이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짧은 스텝을 이용한 '발 펜싱'과 현란한 손기술로 움직임이 둔한 중국 선수들을 제압했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지연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중국 사오 야키에게 4점을 먼저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마스크를 벗고 호흡을 가다듬은 김지연은 상대 공격을 걷어낸 뒤 역습하는 전략으로 내리 5점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수연은 중국의 양 헝유의 칼을 부러뜨릴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윤지수도 치엔 지아루이를 5-2로 압도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하지만 20-14에서 한국 김지연이 개인전 준결승 상대 치엔 지아루이에게 6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 머리를 다시 묶고 경기에 나선 김지연은 내리 5점을 따내며 25-20으로 달아났다. 윤지수가 양헝유를 상대로 고전했지만 30-28로 리드를 이어갔다.

최수연이 치엔 지안루이를 5-1로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35점째를 내내 최수연은 피스트 위에서 포효했다. 조용히 경기에 집중하던 관중석에서도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응원 구호가 터져나왔다.

마무리는 맏언니 김지연이 맡았다. 40-30에서 피스트에 오른 김지연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44-36에서 김지연이 힘껏 뛰어올라 중국 양헝유의 몸통을 향해 칼을 댔다. 한국팀의 득점을 뜻하는 빨간 불이 켜지고 두 손 모아 기도하던 선수들은 김지연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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