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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에페 단체전 4연패 실패...고개 숙인 맏형, 위로한 막내

중앙일보

입력

 정진선이 22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8.22 [자카르타=연합뉴스]

정진선이 22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8.22 [자카르타=연합뉴스]

한국 남자펜싱 에페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연패에 실패했다. 맏형은 연신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막내는 "형 때문에 이긴 경기가 훨씬 많다"며 위로했다.

남자 에페 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중국에 41-45로 패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에페는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선 적수가 없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단체전 3연패를 차지했다. 단체전 세계랭킹도 1위다. 아시아 2위인 중국(8위)과 격차도 크다.

정진선(34·화성시청)-박경두(34·해남군청)-권영준(31·익산시청)-박상영(23·울산시청)으로 구성된 에페 대표팀은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거듭했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마지막 주자 정진선이 32-32 상황에서 나섰지만 40-40에서 상대 기습 공격에 잇달아 실점하며 4점 차로 패했다.

박상영이 22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8.22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상영이 22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8.22 [자카르타=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에 들어선 정진선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그는 "나로 인해 팀에 피해가 가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잘해줬어야 하는데 마무리를 잘 못했다. 미안하고, 너무 안타깝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진선은 2014년 인천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한 한국 남자 에페의 간판이다.

박상영은 "(정)진선이형은 내가 대표팀 들어왔을 때부터 선생님처럼 따랐던 형이다. 형이랑 뛰는 마지막 경기였는데,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든다"며 "진선이형은 한국 에페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누구보다 무거운 짐을 오랫동안 져왔다. 우리에게 미안해 하는데 그럴 필요 전혀 없고, 형 덕분에 이긴 경기가 훨씬 많다"고 위로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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