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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마도 김정은과 다시 만나게 될 것" 의미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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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달 초 "곧 보게 되길 기대한다" 발언보다 강도 강해져 #시진핑 9·9절 참가 앞서 북미협상 동력 확보 노린 듯 #"미, 김정은 유엔총회 참석보다 10월 별도 2차 회담 선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곧 있을지(on the horizon)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될 것(It’s most likely we will)"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선) 코멘트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들을 취했다고 믿는다(I do believe they have)"며 "나는 그(김정은)를 좋아하며, 그는 나를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북한의) 핵실험을 중단시켰으며, 미사일 실험도 중단시켰다. 일본이 이에 매우 좋아하고 있다(thrilled).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가 알겠느냐. 지켜볼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당신의 좋은 서한에 감사한다.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후속 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 분명히 관련 논의에 열려 있지만 아직 계획된 회담은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12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지난 6월 12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은 대부분 기존 입장을 재탕한 것이지만 "아마도 다시 만나게 될 것" 이란 발언 만큼은 이달 초에 비해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보다 강력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곧 이뤄질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시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경우에 따라선 폼페이오의 4차 방문회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과 장소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달 5일의 파키스탄 방문을 전후해 방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9월초 폼페이오 방북→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식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9월 11~13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개최→9월 14~17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한반도 외교전이 전개될 공산이 커진 셈이다.

특히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9.9절을 계기로 또다시 공고한 밀약을 맺기 이전에 북한과 비핵화 관련 1차적 주고받기, 나아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정지작업을 을 할 필요성이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북한과 관련해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과거만큼 북한 문제에 있어 돕지 않고 있다"고 견제구를 날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19일 회담을 갖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19일 회담을 갖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노동신문]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에 따라선 다음달 18일부터 시작되는 유엔총회 기간 동안에 북미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미국으로선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어떤 발언을 할 지 몰라 득보다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볼턴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핵심 동맹국에게 김 위원장 참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내용을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6일) 직전인 10월에 단독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결국 모든 것이 폼페이오의 4차 방북에서 북한이 강하게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는 핵시설 리스트 제출이 어느 선에서 절충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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