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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단일팀에 '노박' 트윈타워 뜬다

중앙일보

입력

WNBA서 뛰던 박지수 대표팀 합류 #남북 합쳐 '378㎝ 막강 골밑' 완성 #인도 잡고 분위기 반전…금도 기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경기에서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2018.8.20/뉴스1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경기에서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2018.8.20/뉴스1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에 최강 '트윈타워'가 뜬다. 남측이 자랑하는 괴물 센터 박지수(20·1m96㎝)와 북측 에이스 로숙영(25·1m82㎝)이 드디어 손발을 맞춘다. 소속 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빠져 있던 박지수가 조만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지수는 올 초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입단했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32경기에 출전해 평균 2.8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WNBA 정규리그와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치는 문제가 생겼다. 만약 라스베이거스가 플레이오프에 오른다면 박지수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문규 단일팀 감독은 박지수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는 데다 막판 합류 가능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라스베이거스는 시즌 9위에 머물면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박지수는 20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4득점·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소속팀 일정을 모두 마쳤다.

여자농구 관계자는 "미국에서 자카르타행 직항편이 여의치 않다. 박지수는 서울에 들렀다가 자카르타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수는 21일 단일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카자흐스탄전에는 출전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26일 열리는 8강전 이전에는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팀이 조별리그 2위로 8강에 오르면 B조 3위와 8강을 치른다. 전력이 떨어지는 태국이나 몽골이 8강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4강전은 30일, 결승전은 9월 1일에 열린다.

WNBA 시범경기 블록슛 4위 박지수, 14일 댈러스와 2차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는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0·196㎝)가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시범경기 2차전 출전을 준비한다. 2018.5.1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WNBA 시범경기 블록슛 4위 박지수, 14일 댈러스와 2차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는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0·196㎝)가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시범경기 2차전 출전을 준비한다. 2018.5.11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남북 단일팀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바스켓홀에서 열린 인도와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4-54로 크게 이겼다. 한 수 아래 인도를 상대로 선수를 고루 기용했다. 지난 17일 대만에 연장 접전 끝에 85-87로 져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한 경기 만에 분위기를 바꿨다. 대만전에선 남북 선수 간 호흡에 문제를 드러냈지만, 인도전에선 손발이 잘 맞았다. 북측 가드 장미경은 "의사소통은 물론 호흡을 맞추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박지수가 빠진 사이 북측 센터 로숙영이 단일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로숙영은 장미경·김혜연(가드)과 함께 북측 대표로 이번 단일팀에 합류했다. 로숙영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서 득점 1위에 올랐으며,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통일농구 경기에선 32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로숙영은 단일팀의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던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전에서 22득점·8리바운드·5어시스트·4스틸을 기록했다. 대만과의 2차전에서는 양 팀 최다인 32득점과 8리바운드·5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3차전에선 체력 관리 차원에서 1쿼터만 뛰면서 4득점했다. 1~3차전에선 내·외곽을 넘나드는 부지런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남측 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는 편이었다.

&#39;단일팀 승리, 놓칠 수 없다!&#39;   (자카르타=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예선 남북 단일팀과 인도의 경기.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인도 선수들과 공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8.8.20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39;단일팀 승리, 놓칠 수 없다!&#39; (자카르타=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X조 예선 남북 단일팀과 인도의 경기. 남북 단일팀 북측 로숙영이 인도 선수들과 공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8.8.20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특히 대만과의 경기에선 자신보다 키가 14㎝나 큰 대만 센터 바오 실레(1m96㎝)를 앞에 두고 현란한 기술을 자랑하며 잇달아 득점에 성공했다. 로숙영은 장신임에도 스피드가 좋고, 정확한 슛이 돋보인다. 경기 흐름을 읽고 플레이하는 영리함도 갖췄다. 이문규 감독은 "로숙영은 공을 다루는 솜씨가 좋고, 가르치는 것도 금방 배운다. 당장 국내 리그에서 뛰어도 최상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농구 팬들은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귀화 선수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처럼 여자대표팀 내에서 로숙영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그를 '로건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지수의 합류가 가능해지면서 이문규 감독은 활짝 웃고 있다. 이 감독은 "로숙영의 돌파와 박지수의 높이가 결합하면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적극적인 외곽슛을 주문했는데 박지수가 오면 높이를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결성된 트윈타워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면 단일팀은 금메달도 노릴 만 한다. 라이벌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2진급 선수를 내보냈다. 중국도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축이다. 이문규 감독은 "중국과 일본은 농구 저변이 넓어 1, 2진의 전력 차가 거의 없다"면서도 "북측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박지수가 가세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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