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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호, 인적청산보다 가치 재정립에 무게‥ 열쇠는 '경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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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가 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가 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렸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국당을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하며 인적청산보다 당의 가치 재정립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 주제 발표에서 “모두가 인적청산을 말하지 않으면 혁신도 비대위도 없는 거라 얘기해왔다.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고장난 자동차”라며 “차를 저렇게 만든 것은 기사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동차를 고치지 않고 새로운 기사를 영입한다고 해서 이 차가 갈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당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가치는 반공, 안보, 친기업, 기득권 옹호, 수구집단, 부패 등이다. (앞으로는) 정말 새로운 시대를 향한 무엇을 가지고 나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장 당내 인적청산에 나설 경우 현재 미봉상태인 계파갈등이 다시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해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통합 보수 야당 건설을 위해 야권 리모델링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해 인적청산보다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인적쇄신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잘못된 부분 교정과 책임 문제도 결국 소위 중심으로 비대위에서 거론될 것”이라며 “정책정당과 가치정당을 통해서 또다른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우리는 성장의 얘기를 꺼내야 한다”며 경제정책이 한국당을 살릴 열쇠라고 주장했다. 다만 “과거의 성장과 달라야 한다. 우리사회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의 이런 구상에 동의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위가 당 소속 의원 9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당의 중심가치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55명(57.9%)이 시장경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합리적 보수(46명, 48.4%), 자유민주주의(44명, 46.3%)가 뒤를 이었다. 국방·안보(29명, 30.5%)는 시장경제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날 연찬회 구성도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4개로 구성된 특강 가운데 3개가 소득주도성장·탈원전 등 경제 관련 강의였다. ‘소득주도성장 무엇이 문제인가’ 강의에서는 질문하려는 의원이 많아 한 때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야당으로서 투지를 가져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처럼 집중해서 한놈만 패자”며 “끝장 보자는 투지는 야당으로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월 연찬회 때도 “저희는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다. 너무 안이한 의식에 젖어 있지 않은지 처절한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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