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주요 은행원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475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같은 추세라고 가정하면 올해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6개 은행 상반기 평균 4750만원 #예대금리 벌어져 이자수익 19조 #구조조정은 계속, 2000여 명 감원
19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한국SC 등 6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이들 은행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4750만원이었다. 각 은행의 평균 급여를 단순 합산한 뒤 은행 수로 나눈 금액이다. 은행별로 직원 수에 평균 급여를 곱하고 전체를 합산한 뒤 전체 은행 직원 수로 나눈 가중평균치도 4690만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단순 합산 평균치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4450만원) 대비 6.7%(30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이 늘었다. 하반기에도 같은 금액을 받는다고 단순 계산하면 이들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9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억원 돌파 초읽기에 접어든 셈이다.
상반기 중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급여를 지급한 시중은행은 평균 5500만원의 한국씨티은행이었다. 은행원 수가 3520명으로 6개 은행 중 가장 적어 상대적으로 평균 급여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6개월 동안 직원들에게 평균 5000만원씩을 지급했다. KEB하나은행 직원들은 상반기 중 평균 4500만원을 수령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까이 더 받아갔다.
은행 최고 경영자들도 거액의 보수를 받긴 마찬가지였다.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상반기 13억5100만원을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7억4800만원, 허인 국민은행장은 8억75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은행원 보수가 많이 상승한 건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은행 전체의 이자이익 규모는 19조7000억원에 달한다. 18조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 오른 금액이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도래하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 즉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이 이자이익이 많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2.08%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7%포인트 확대됐다.
하지만 모두가 ‘급여 잔치’에 초대받은 건 아니다. 구조조정의 확대로 지난 1년간 6개 은행에서 밀려난 이들도 2000명을 넘어섰다. 6개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6만7581명으로 지난해 6월 말(6만9830명)보다 2249명이나 줄었다.
성별에 따른 ‘급여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6개 시중은행은 상반기 중 남성 직원들에게 평균 5900만원을 지급했지만, 여성 직원들에겐 평균 3700만원만 지급했다. 남녀 간 급여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남성 직원들에게 평균 6100만원, 여성 직원들에게 평균 3500만원을 지급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