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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우리들의 앙트십 프로젝트, 우리들의 파티로 공유했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년 7월 21일 오후 2시. 네이버 그린팩토리(경기도 성남시) 4층이 92명의 고등학생으로 떠들썩합니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하고 네이버가 후원, 오이씨랩이 운영하는 ‘네이버와 함께하는 청소년 기업가정신 스쿨(이하 앙트십스쿨)’의 ‘우앙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죠. 우앙파티는 2018년 1학기 앙트십스쿨을 수료한 학생들이 앙트십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들의 앙트십 파티’의 줄임말이죠. 10회를 맞이하는 이번 우앙파티의 컨셉트는 ‘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파티’입니다. 2018년 1학기 앙트십스쿨에 참여한 학생 중 9명이 우앙파티 기획에 직접 참여했어요.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행사를 기획했죠. 행사의 사회는 물론이고 진행까지 학생들이 맡은 특별한 파티입니다.

2018 1학기 앙트십스쿨을 종료하고 우앙파티에 모인 학생들.

2018 1학기 앙트십스쿨을 종료하고 우앙파티에 모인 학생들.

사회는 덕원여고(서울 강서구) 2학년 김지수 학생이 맡았습니다. “사회자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신청하는 방식이었는데, 제가 유일한 신청자였다고 해요(웃음). 처음 해보는 일이라 도전했어요. 내 의견을 말로 잘 전달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실제로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전하는 지수 학생의 말은 이해가 쉬워 전달력이 좋습니다. 사회 역시 정확한 발음으로 차분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우앙파티 사회를 맡은 김지수(서울 덕원여고 2) 학생.

우앙파티 사회를 맡은 김지수(서울 덕원여고 2) 학생.

학생들이 지정된 자리에 앉자 우앙파티 1부가 시작됐습니다. 자리는 미리 편성된 조에 따라 앉게 돼 있습니다. 조는 관심 분야가 비슷한 학생끼리 편성됐죠. 같은 학교 친구와 떨어져 처음엔 어색했던 학생들도 금세 친해졌습니다. 행사가 시작하자마자 미션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미션은 ‘앙트십 별을 찾아라’입니다. 팀별로 주어진 앙트십 별자리 지도에 적힌 7가지 미션을 완수하면 됩니다. 앙트십스쿨 10회 수업을 들었다면 바로 감이 올 만한 미션이죠. 그야말로 기업가정신, 즉 ‘앙트십(Entrepreneurship 앙트레프레너십. 줄여서 앙트십이라고도 부릅니다)’을 발휘해 해결하는 미션이기 때문입니다.

우앙파티에서 앙트십별을 찾아라2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우앙파티에서 앙트십별을 찾아라2 미션을 수행 중인 학생들.

학생들은 빈백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테이블에 모여 진지하게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십대 특유의 분주하고 시끄러운 분위기라 자칫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의논하는 중이죠. 미션 수행을 인증받을 때마다 학생들은 별 스티커를 받습니다. 7개의 스티커를 붙여 앙트십 별자리 지도를 채우면 미션은 완성이죠. 재미있는 점은 팀별로 가져온 별자리 지도의 모양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럼 미션 실패냐고요? 천만에요. 누군가 정해놓은 정답이 아닌 나만의 답을 찾는 것, 그게 바로 앙트십이기도 하죠. 저마다의 모양으로 학생들은 전부 미션을 완성하며 파티 1부가 마무리됐습니다.

2018 1학기 앙트십스쿨 종료를 기념하는 우앙파티 현장.

2018 1학기 앙트십스쿨 종료를 기념하는 우앙파티 현장.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후, 드디어 우앙파티의 하이라이트인 2부가 시작됐습니다. 앙트십스쿨 수업 때 학생들이 실행했던 앙트십 프로젝트를 발표해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이죠. 앙트십 프로젝트란, 일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해 직접 실행해 보는 활동입니다. 이번 우앙파티에는 9개 학교, 11개 팀의 발표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2018년 1학기 앙트십스쿨 마무리한 우앙파티
첫 발표는 신길고(경기도 안산시) 1학년 빅뱅(김지영·이경은·한치·오현아·조선우·황철준)팀입니다. 빅뱅팀은안산시 중앙동 길거리의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시청에 민원을 접수하며 문제해결을 시도했죠.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하며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길을 더럽히던 쓰레기 대부분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귀찮아서”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서”가 쓰레기를 버린 이유였죠. 결국 빅뱅팀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생전 처음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SNS에 올렸죠. “안산시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의지가 생겼다”는 학생들은 “이 일을 하며 무엇보다 우리가 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신길고 빅뱅팀은 안산시 중앙동 길거리 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신길고 빅뱅팀은 안산시 중앙동 길거리 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임시 급식실이 불편하다는 문제를 제기한 미림여자정보과학고(서울시 관악구) 1학년의 ‘물좀먹게해조(이예슬·박소원·이기쁨·김도현·박서연)’팀의 프로젝트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문제 분석부터 해결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밝힌 이 팀의 진행 과정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흘러갑니다. 우선 팀원들은 임시 급식실에서 잔반 처리하는 사람과 물을 마시는 사람이 서로 부딪히는 일이 잦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00명이 넘는 교내 학생에게 설문조사를 했죠. 또 충돌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급식실의 평면도를 그려 원인을 분석한 학생들은 잔반을 처리하는 곳과 물 먹는 곳, 그리고 급식실 출입구가 가까워 생기는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죠. 이후 팀원들은 충돌 없는 원활한 동선을 위해 정수기와 잔반처리 장소를 떨어뜨리기로 했습니다. 급식실 구조를 바꾼 후 다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물좀먹게해조팀의 이예슬, 박소원 학생이 급식실 동선의 문제를 분석 중이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물좀먹게해조팀의 이예슬, 박소원 학생이 급식실 동선의 문제를 분석 중이다.

교내 안전에 관한 문제를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한 인천대건고(인천 연수구) 2학년 FSC(이승협·이욱주·조성용·차인태)팀도 눈에 띕니다. FSC는 ‘For the Safety Cornering(안전한 코너링을 위해)’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죠. FSC팀은 학교 안의 계단이나 복도의 코너에서 자주 일어나는 충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반대편에서 누가 오는지 알 수 없는 데도 복도와 계단을 마구 달리는 학생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지적한 겁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학생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실제 크기의 사람 다리 모양 현판을 학생들이 많이 뛰어다니는 복도 코너에 붙여 경각심을 일으키기로 한 겁니다. 또 픽토그램과 표어를 만들어 교내 곳곳에 붙여 톡톡한 효과를 봤죠.
“문제의 발견부터 해결까지 힘들었지만 극복해냈다”고 말한 학생들은 “그야말로 앙트십을 배울 수 있었다. 스스로 성장을 한 기회”라고 말했죠.

인천대건고 FSC팀은 사람 다리 모형을 복도 코너에 붙여 미션을 완성했다.

인천대건고 FSC팀은 사람 다리 모형을 복도 코너에 붙여 미션을 완성했다.

첨단 기술까지 동원해 프로젝트를 마친 팀도 있습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1·2학년 ‘여기가 어디조’(정민지·윤주하·황다영·양수빈·장재영)팀이죠.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미림여고와 같은 교문을 사용하고, 네 개의 건물이 어지럽게 연결돼 있어 학교를 찾는 손님은 물론이고 선생님·학생들까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팀원들이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7%가 학교 구조가 복잡하다고 답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구글의 투어 크리에이터(tour creator)를 사용했죠. VR(가상현실) 콘텐트를 만들 수 있는 툴입니다. 이 툴을 활용해 학생들은 QR코드로 접속하는 학교 VR 가이드맵을 만들었습니다. 용량 문제로 학교의 모든 공간을 담진 못했지만, 학교 홍보 포스터에 QR코드가 들어가는 쾌거도 이뤘습니다. 팀원이면서 우앙파티 스태프로도 활약한 윤주하 학생은 “총 10회 수업 중에서 5회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했고, 팀원들은 “사람들에게 학교를 알릴 기회를 갖게 돼 무척 뿌듯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복잡한 교내 구조 문제를 알리기 위해 VR가이드맵을 만든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여기가어디조팀.

복잡한 교내 구조 문제를 알리기 위해 VR가이드맵을 만든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여기가어디조팀.

마지막은 인천대건고(인천 연수구) 2학년 ’잘생겼조(이재혁·심재형·김상윤·배준혁)‘팀이 장식했습니다. 주제는 등굣길 위험입니다. 학교 주변 아파트 공사현장의 영향으로 길이 위험하고, 불법주차 차량이 많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죠. 팀원들은 해당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부정확한 신호체계를 개선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수구청 교통행정과와 환경보전과를 오가며 명확한 담당 부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인천연수경찰서를 통해 기존의 황색 점멸등을 일반 신호체계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후 불법 유턴 버스 차량을 견제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이 줄어들면서 안전한 교통체계가 생겨났죠.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소감을 팀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문제를 인식하지만 해결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눈앞의 문제를 모두의 일로 생각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천대건고 잘생겼조팀의 발표를 맡은 이재혁 학생.

인천대건고 잘생겼조팀의 발표를 맡은 이재혁 학생.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해결방법을 찾아 직접 실행하며 배우는 것이야말로 앙트십(기업가정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앙트십스쿨을 운영하는 오이씨랩의 조혜선 기획운영이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앙트십스쿨은 청소년이 “내가 좋아하고, 잘하며 세상이 원하는 일의 접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앙트십스쿨을 ”내 인생의 CEO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라고 설명한 조 이사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습니다.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갈 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자신의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앙트십이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앙트십스쿨의 2018년 2학기 정기 프로그램은 서울‧경기‧인천‧ 지역 20개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8~12월까지 진행되며, 2학기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는 우앙파티는 12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정리=commons, 사진 및 영상=이동규, 자료=오이씨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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