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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의 위엄...‘김학범호 수호신’ 조현우의 선방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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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문장 조현우가 바레인전 직후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문장 조현우가 바레인전 직후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우(대구)가 조현우했다.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신들린듯한 선방 퍼레이드로 첫 경기에 나선 우리 대표팀의 뒷문을 든든히 잠궜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 5골, 후반 1골 등 6골을 몰아친 끝에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진 바레인을 대파한 한국은 조 1위 16강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어선 셈이 됐다.

김학범 감독이 직접 고른 와일드카드 두 명이 최전방과 최후방에서 맹활약했다. 공격진에서 와일드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오사카)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펄펄 나는 동안, 위험지역에서는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조현우가 바레인전에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뉴스1]

조현우가 바레인전에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뉴스1]

조현우는 5-0으로 전반을 앞선 채 마쳐 다소 느슨해진 후반, 바레인의 파상 공세를 침착한 선방으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에 빠진 김학범호를 구해냈다. 후반 28분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자세를 낮춰 슈팅을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후반 29분과 36분, 40분에 잇달아 선방을 기록했다. 상대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흔들리는 수비진 후배들을 격려하며 든든한 '맏형 리더십'을 보여줬다.

김학범 감독은 세 명까지 선발 가능한 와일드카드 중 한 명으로 조현우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결정적인 순간에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에 이르는 국제대회에서 어느 팀이든 위기 상황은 찾아오게 마련”이라면서 “실점 상황에서 골키퍼가 한 두 번만 막아주면 질 경기를 무승부로, 비길 경기를 승리로 바꿀 수 있다. 조현우에게서 그 역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조현우가 바레인전에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우가 바레인전에서 상대 선수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의 기대에 조현우는 첫 경기부터 선방쇼로 보답했다. 조현우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직후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아시안게임은 그 이상으로 잘 할 수 있다. 여유가 있을 것”이라 밝힌 각오를 경기력으로 입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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