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참고인 신문을 6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특검은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50분쯤까지 백 비서관을 상대로 그가 어떤 경위로 드루킹 일당을 접촉했는지, 이들의 댓글조작 행위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백 비서관은 올해 2월 말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경수 경남지사로부터 드루킹 측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드루킹이 김 지사의 당시 보좌관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사실을 거론하며 측근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백 비서관은 이후 드루킹이 체포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3월 28일 도 변호사와 1시간 남짓 면담했다. 이를 두고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백 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를 돕고자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그가 드루킹의 댓글 작업 행위를 알고 드루킹 일당을 회유하기 위해 부적절한 제안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백 비서관이 드루킹 일당의 댓글 작업을 알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면 그에게 도움을 청한 김 지사가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백 비서관은 이날 오전 8시 45분 특검에 출석하면서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았느냐’라는 질문에 “성실히 잘 조사를 받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도 변호사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 등에도 “안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백 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특검은 남은 1차 수사 기간 10일 이내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