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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사상 최초 트랜스젠더 주지사 후보 탄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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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 역사상 최초의 트렌스젠더 주지사 후보로 지명된 크리스틴 홀퀴스트(가운데 빨간 재킷)가 자신의 승리가 공식 선언되자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

14일(현지시간) 미 역사상 최초의 트렌스젠더 주지사 후보로 지명된 크리스틴 홀퀴스트(가운데 빨간 재킷)가 자신의 승리가 공식 선언되자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

 미국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 주지사 후보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미 민주당 버몬트주 주지사 후보로 확정된 크리스틴 홀퀴스트(62)다. AP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홀퀴스트가 민주당 경선에서 다른 3명의 후보들을 제치고 당 주지사 후보로 지명됐다고 보도했다.

AP 등에 따르면 버몬트주 전기협동 조합 CEO 출신인 홀퀴스트는 2015년 성전환수술을 마치고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커밍아웃했다. 남성이었던 홀퀴스트는 결혼해 자녀 셋을 둔 입장이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평생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다 결국 가족에게 그 사실을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내 직장은 물론 내가 쌓아온 모든 걸 잃을까 봐 걱정했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언론과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한 크리스틴 홀퀴스트.          [AP=연합]

지난 2월 언론과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한 크리스틴 홀퀴스트. [AP=연합]

 세간의 관심 속에 주지사 후보가 된 홀퀴스트이지만 주지사로 가는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주지사 선거 본선에서 현직인 공화당 소속 필 스콧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버몬트주는 1962년 이후 한번도 주지사에 재도전하는 현직을 쫓아낸 적이 없다.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홀퀴스트가 소속된 민주당원들 내에서 조차도 홀퀴스트 보다는 스콧 주지사에 대한 호의적 의견을 가진 이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요 정당의 첫 트랜스젠더 주지사 후보라는 역사적 잠재력과 국가적 관심 때문에 기금 모금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버몬트 미들버리대 명예교수인 에릭 데이비스는 “홀퀴스트가 주지사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그의 선거운동의 가장 큰 공헌은 트랜스젠더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표권이 없음에도 버몬트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 나서 눈길을 끌었던 이선 소너번. [AP=연합]

투표권이 없음에도 버몬트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 나서 눈길을 끌었던 이선 소너번. [AP=연합]

버몬트주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는 14세의 소년 이선 소너번도 뛰어들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에서도 진보 진영에 속하는 소너번은 경선기간 중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변화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나”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소너번은 이번 경선에서 8%를 득표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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