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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만난 이용수 할머니의 소원 “큰절 하고 싶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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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 모란묘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 모란묘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진 영화 '아이캔스피크']

[사진 영화 '아이캔스피크']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자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소원을 말했다. “이북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영화 '아이캔스피크']

[사진 영화 '아이캔스피크']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첫 정부기념식에서 단상에 올라 소감을 발표했다.

자신을 ‘역사의 산증인’으로 소개한 이 할머니는 “27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상규명과 사죄와 법적 배상 요구해왔다”며 “그러던 중 얼마 전에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들었다. 정부에서 할머니들을 위해 추모비를 세워 주신다고 해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할머니들이 피해자이면 대한민국도 피해자이고, 대한민국이 피해자이면 우리 모두 피해자”라며 “우리 젊은이들, 학생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인이다. 이 땅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 구십이 넘었지만 괜찮다. 여러분이 힘을 주시면 저는 이백 살이 넘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저는 91세인데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다. 우리 대한민국 여러분들이 이 대한민국의 주인이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렇게 위안부 문제를 아시고 대통령님·영부인께서 이 더운데 기념비를 세워 주신 이 고마움, 저는 저 하늘에 있는 할머니들한테 가서 전하다”며 “누가 이 기념비를 세워 줬느냐 물어보면 우리 정부, 문 대통령께서 세워 주셨다 꼭 전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와 장미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와 장미묘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할머니는 “문 대통령께 큰절 하고 싶은데 대통령에게 소원이 있다”며 “위안부 할머니는 형제와 다름없다. 이북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고 싶다. 만나게 해 달라”고 덧붙였다.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이날을 국가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제정했다.

올해 첫 기념식은 추모비 제막식과 기념식 순으로 진행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비인 ‘안식의 집’은 국립 망향의 동산 내 모란 묘역에 설치돼 처음 공개됐다. 국립 망향의 동산은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장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는)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간의 역사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시 여성 성폭력의 문제, 인류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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