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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만6100원 20년 낸 사람, 월 23만1620원 받아 7.8배 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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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논쟁의 전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험료 인상, 소득대체율 조정, 가입 상한 연령 연장, 수령 개시 연령 연장 등.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이 더 커져 일각에서는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자’ ‘제도를 폐지하자’는 극단적 주장이 나온다.

국민연금 바로알기 ① #최고소득자도 낸 돈 1.4배 받아 #민간 개인연금 상품보다 유리

비판이 거세지만 금융상품으로 보면 이만한 게 없다. 적게 내고 많이 받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 기금 고갈 경고가 끊이지 않는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보험료와 가입 기간별 수익비를 산정해 지난해 8월 공개한 적이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수익비를 알아본다. 수익비는 연금 총액(20년간 수령)을 보험료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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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연금은 보험료에 비례해서 나오나.
“보험료를 많이 내면 많이 받아야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민간보험이나 공무원연금은 보험료와 연금액수가 비례한다. 국민연금에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5대 5로 강하게 들어 있다. 저소득층은 낸 돈보다 훨씬 많이 받고, 고소득층은 낸 돈보다 다소 많이 받게 설계돼 있다.”
저소득층의 예를 들어달라.
“보험료를 매기는 소득 중 가장 낮은 소득이 29만원(2017년 기준)이다. 이의 9%인 2만6100원을 보험료로 낸다. 회사원이면 절반은 회사가 낸다. 만약 2011년부터 이만큼 10년 납부하면 월 12만2220원의 연금을 받는다. 2년4개월 지나면 10년 치 보험료(313만2000원) 원금을 뽑는다. 10년 가입해 20년 받으면 낸 돈의 7.7배를 받는다. 15년 가입하면 연금이 17만8370원으로, 20년 가입하면 23만1620원으로 증가한다. 15년, 20년 가입자 모두 수익비가 7.8배다.”
월 보험료가 10만원이면 어떻게 달라지나.
“수익비가 2.7배로 낮아진다. 가입 기간 10년, 15년, 20년 모두 2.7배로 나온다.”
최고 소득인 사람은 어떤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길 때 지난해는 449만원(올해는 468만원)까지만 매겼다. 이의 9%인 40만4100원을 10년간 보험료로 낼 경우 낸 돈의 1.3배를 받는다. 15년, 20년 모두 1.4배를 받는다. 소득재분배 기능 때문에 수익비가 낮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1.3배를 받는다.”
민간보험의 개인연금보다 못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김성주 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트위터에서 ‘민간보험사 개인연금은 수익비가 1이 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런 수익비가 계속 유지되나.
“그렇지는 않다. 보험료를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거나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늦추면 수익비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 그래도 개인연금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한가.
“그렇다. 사정이 어렵더라도 어떡하든 보험료를 내는 게 유리하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납부하기 힘들다고 신청하면 납부를 면제받는다. 나중에 사정이 좋아지면 다음에 납부하는 길이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가입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

신성식·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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