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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동대문 50개 무명 브랜드 DDP서 축제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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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취임 100일을 맞은 서울디자인재단의 최경란 대표는 ’DDP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래 기억할 만한 독창적인 사계절 풍경과 프로그램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록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서울디자인재단의 최경란 대표는 ’DDP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래 기억할 만한 독창적인 사계절 풍경과 프로그램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록 기자]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중심으로 세계 속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설립된 서울디자인재단의 최경란(56) 대표가 취임 후 100일을 맞았다. 2015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는 최 대표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4월 서울디자인재단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사람이 중심인 디자인’ ‘시민이 행복한 디자인’ ‘서울의 품격을 높이는 디자인’을 비전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최 대표를 만나 임기 3년 동안의 계획을 들어봤다.

서울디자인재단 최경란 대표 #9월에 ‘서울디자인클라우드’ 개최 #원단·봉제 등 동대문상권 키워야 #창덕궁서 대학생 한복 패션쇼도 #젊은 디자이너 창업공간 만들 것

취임 후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
“디자인 관련 교육·산업계 활동을 골고루 해왔고 이번엔 그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엮어내는 직책을 맡았다고 생각한다. 시민을 좀 더 배려하고 생각하는 서비스 기관이 되려면 지금이 디자인 생태계 시스템을 재부팅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 지난 7월 11일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27개 디자인 단체 7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발족식을 진행했다. 또 10대에서 50대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150명의 시민 디자인 참여단도 구성할 예정이다.”
DDP가 내년이면 개관 5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초창기 취지와 달리 역할이 저조했다. 화제가 됐던 전시들도 모두 대관전이고, 서울 디자인 재단 자체 콘텐트는 부족했다.
“건축적으로는 명소가 됐지만, DDP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역할을 명확하게 확립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또 경제적으로 100% 자립 운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자체 콘텐트 개발도 부족했다. 사실 뉴욕의 모마, 파리의 퐁피두센터 등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문화·디자인 공공문화시설이 100% 경제 자립으로 운영되는 예는 없다. 그러다보니 콘텐트 개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게 힘들었을 것이다.”
향후 3년의 임기동안 보여줄 비전은.
“시민중심-생애주기 공감복지, 디자인산업-생활밀착 행복도시, 품격 있는 서울라이프를 추진하는 ‘디자인과 더불어 품격 있는 서울시민’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중심으로 아시아 디자인의 메카로서 DDP를 명소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또 나이대별 맞춤형 시민디자인교육을 통해 DDP에서 문화·여가·힐링 등 다양한 디자인체험 기회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밤중에도 서울 동대문의 거리를 환히 밝히고 있는 DDP의 야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한밤중에도 서울 동대문의 거리를 환히 밝히고 있는 DDP의 야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동대문 상권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DDP 태생 자체가 동대문과 밀접한데 그동안은 동대문 소상공인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없었다. 때문에 오는 9월 개최되는 서울디자인위크2018, 디자인공유, Design Cloud (이하 ‘서울 디자인 클라우드’)에서 ‘디자인 바이 동대문(Design by 동대문)’ 전시 행사를 열 생각이다. 성범수 패션 에디터, 김민향 쇼호스트 등으로 구성된 10명의 MD들이 동대문의 50개 브랜드에서 우수 상품을 골라 전시·판매하고 또 새로운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동대문 생태계와 디자인산업을 지원·발전시키는 행사다.”
9월에 열리는 서울 디자인 클라우드란.
“DDP를 활성화시키고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했던 디자인 위크를 집대성한 행사다. 총 19개 도시의 디자인 관련 주요인사들을 초청해 도시 디자인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컨퍼런스·전시를 열고 사람중심·디자인중심의 ‘휴먼시티 서울’ 미래를 제시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즐길 행사들을 귀띔한다면.
“한·중·일의 현대 문구상품들을 전시하는 ‘문방사우’ 전에선 소상공인 디자이너들이 개발한 상품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생각이다. 또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의상(패션)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100벌의 한복을 디자인, 제작해 창덕궁에서 패션쇼를 여는 ‘궁 나들이’ 행사도 진행 중이다. 청년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동시에 원단·봉제 등 동대문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인데, 시민들에게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야외 풍경도 달라진다. 흔히 보던 몽고 텐트를 벗어나 시민 공모전을 통해 새로 제작된 ‘DDP 텐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디자인이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고 했다.
“이벤트로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디자인이 격조가 있고 이것이 산업으로 발전한다면 자연스레 그 도시의 품격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에 ‘정’을 담고 있는 건 우리만의 특징으로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주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간미와 품격이 제대로 어우러진 디자인이라면 서울의 문화 디자인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스타트업 프로젝트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디자인은 경험이 중요한데, 꿈도 없고 일자리도 없어서 마음이 허한 사람들한테 자꾸만 즐기라고만 하면 뭐하나. 그래서 내년 6월을 목표로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서울 연남동 AK백화점 옆에 1~3인 미만의 청년들이 만든 소기업 인큐베이션 공간을 만들어 첨단 쉐어 오피스를 제공하고, 창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컨설팅 그룹도 함께 입주시켜 ‘티칭, 러닝, 워킹’을 함께 하도록 할 예정이다.”
부임 후 ‘라운드 테이블’부터 구매했는데.
“공자의 말씀 중에 ‘세 사람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반영할 순 없지만,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또 듣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상하 관계를 떠나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하고 경청하는 ‘원탁의 효과’를 통해 창의적인 발상과 시너지를 일으키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디자인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기쁠 때나 외로울 때 위안·힐링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장소가 되기 위해 DDP의 문을 언제나 활짝 열어두겠다. 요즘처럼 더울 때는 시원한 소풍 장소로 즐겨도 좋다. 시민들이 찾기 더 쉽도록 지하철 역사 이름이 ‘DDP역’으로 바뀌면 어떨까 하는 바람도 있다. ‘동대문’과 ‘동대문역사문화공간’은 구분도 어렵고 기억하기도 쉽지 않아 글로벌 도시에도 맞지 않는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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