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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학회들 "수능 국영수 중 왜 영어만 절대평가"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재 중학교 3학년 대상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은 현재처럼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자 영어 관련 학술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부터 절대평가가 도입됐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고 점수도 공개되지 않는 방식이다.

용어사전등급

 영역·과목별로 점수에 따라 전체 수험생을 9등급으로 나눠 해당 수험생이 속한 등급을 표시한다. 전체 수험생의 상위 4%까지 1등급, 그 다음 7%까지 2등급에 속한다.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와 한국사는 비율이 아니라 일정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다. 가령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에 해당한다.

한국영어영문학회·한국영어교육학회 등 25개 영어 관련 학회는 8일 성명을 내고 "국어·수학과 달리 영어에만 적용되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학교 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감소라는 근본 취지가 무색하게 학교 영어교육의 부실화를 낳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통계청의 올해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과목 변화 이외에는 전체 사교육비가 줄지 않았으며, 영어 과목 변화만으론 사교육비 감소라는 소기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음이 분명히 입증됐다"고 전했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7일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7일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영어는 국어·수학과 함께 교육과정상의 기초과목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필수 이수 시간도 동일한데, 영어만 대입평가 방식이 달라 학교 영어교육이 위축되고 기초학력 간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일 기초과목군의 수능 평가는 반드시 동일한 방법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어·수학도 영어처럼 절대평가로 전환하든지, 아니면 영어를 이전의 상대평가 방식으로 회복하라는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학교 영어교육이 위축된 근거로서 교사 임용 비율 감소를 들었다. 올해 영어교사 임용비율은  2014년에 비해 대폭 감소해 37% 수준이며, 같은 기간 국어 교사는 60%, 수학 교사는 57% 수준으로 선발된 것과 비교하면 영어 교사의 임용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절대평가는 일정 점수 이상이면 동일한 성적으로 취급받는 방식이어서 해당 과목의 변별력을 낮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험이 쉽게 출제될 경우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과목의 4%를 크게 상회하게 된다. 실제로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수능에선 영어 1등급이 10%로 5만2900여 명이 1등급을 받았다. 서울 소재 11개 대학의 입학정원(약 3만5000명)'을 크게 넘어섰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는 7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에서 "중 3 대상 수능은 현행처럼 주요 과목의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제2외국어·한문만 절대평가 과목에 추가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했다.

한편 수학 관련 학회들도 수능 수학의 출제 범위를 놓고 정부와 갈등하고 있다. 기하 과목이 문과는 물론 이과계열 학생들의 수학 출제 범위에서도 제외되면서다. 수학 관련 단체들은 "기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초 과목이며 주요 선진국 중 대입 수학에서 기하를 제외한 나라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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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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