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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오늘 입추(立秋), 노고단에 찾아온 가을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고의 원추리 군락지인 지리산 노고단 정상부에 노란 꽃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7월 말부터 개화하기 시작한 원추리꽃은 8월까지 이 이어진다. 원추리꽃 이외에도 날개하늘나리와 지리터리풀 등 여름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천상의 화원', 구름 위에 꽃밭'이라 불리는 이곳을 지난 1일 찾았다.
노고단은 해발 1507m의 높은 고도에 있지만,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3.4km 거리로 보통 걸음으로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전국이 폭염으로 끓고 있지만, 노고단 정상부는 새벽 최저기온이 20도까지 떨어지고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지 않아 그야말로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노고단 운해 물결은 지리산 10경 중 제3경에 오를 만큼 풍광이 수려한 곳이다. 섬진강의 수증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지리산 계곡을 휘감아 도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또 반야봉과 천왕봉 뒤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빼놓을 수 없는 진풍경이다.

새벽달 아래에 원추리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날 서울은 기상관측이라 가장 높은  39.6도를 기록하며 가마솥더위에 시달렸지만, 노고단 정상부는 바람까지 불어 가을 날씨처럼 선선한 기온을 유지했다.

노고단의 대표적인 꽃인 원추리는 득남초,의남초, 망우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노고단 고개부터 천제단이 있는 정상부까지는 오는 10월 31일까지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어 사전 등록해야 출입할 수 있다. 당일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장 등록도 가능하고 입장은 새벽 5시부터다. 11월부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자유 입장할 수 있다.

구례읍내 위로 운해가 깔렸다. 섬진강이 지척인 지리산 남서쪽 방향으로 운해가 자주 형성된다. 탐방객들이 전망대 주변에서 만개한 원추리 꽃을 보며 이른 아침 노고단의 가을 풍경을 만끽하고 있다.

꽃은 아침 이슬이 내린 시간대에 활발하게 핀다. 저녁이 되면 시들어 버리고 떨어지기도 한다. 하나의 원추리에서 여러 개의 꽃이 이처럼 순차적으로 지고 피는 과정을 반복한다.

노고단 정상은 원추리꽃을 보는 것 이외에도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일출 풍경과 운해를 촬영하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일 년 내내 몰려든다. 1500m가 넘는 곳을 1시간 만에 오를 수 있는 곳은 지리산에서 이곳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여름 피서철이면 탐방객들이 발길은 더욱 분주하다. 아침 최저 기온은 20도까지 떨어져 노고단 정상 탐방을 위해서는 추위를 막을 수 있는 긴 소매 상의 등 바람막이 의류가 필수다. 이곳은 가마솥더위도 열대야도 없다.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노고단 정상부의 평원이 드넓다. 숲이 우거진 대부분의 지역과 달리 이곳은 키가 큰 나무가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더위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는 여름철 걷기 좋은 길 7곳 중 하나로 이곳 노고단 길을 추천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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