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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브라질·인도·러시아 펀드, 들어갈까 말까…전문가 조언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상반기 내내 투자자 속을 끓였던 신흥국 펀드에 다시 볕이 들기 시작했다.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펀드에 대한 얘기다.

브라질 펀드 한달 수익률 12.57% #부진했던 인도·러시아 펀드도 반등 #전문가들 "신흥국 증시 여전히 불안 #추가 투자보다 아직은 지켜볼 때”

펀드평가사 KG제로인이 6일 집계한 해외 주식형 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3일 기준)에서 브라질 펀드가 12.57%로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증시가 부진한 탓에 이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0.30%에 그쳤지만, 브라질 펀드만 홀로 10%가 넘는 이익을 냈다.

지난 6월 18일(현지시각) 6만9814.73까지 추락했던 브라질 주가지수(보베스파)가 7월 이후 급하게 반등하며 3일 8만1434.98까지 올라섰고, 관련 펀드 수익률도 치솟았다. ‘미래에셋 연금 브라질업종 대표자 1(주식)종류C-P’(14.62%), ‘미래에셋 브라질업종 대표자 1(주식)종류A’(14.59%)는 최근 한 달 사이 15%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다.

브라질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브라질 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다. 브라질 상파울로에 위치한 한 증권사 모습 [AP=연합뉴스]

브라질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브라질 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다. 브라질 상파울로에 위치한 한 증권사 모습 [AP=연합뉴스]

상반기 부진했던 인도와 러시아 펀드도 덩달아 살아나는 중이다. 최근 1개월 사이 인도 펀드 수익률은 5.89%, 러시아 펀드는 수익률은 3.97%였다. ‘미래에셋 TIGER 인도 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 펀드는 13.98% 수익률을, ‘삼성 인디아자 2[주식](A)’와 ‘삼성클래식 인디아 연금자UH[주식]_C’는 각각 한 달 사이에 7.72%와 7.69%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아직은 ‘골이 깊어 산도 높아 보이는’ 정도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의 손실이 한 달 동안의 수익만으로는 상쇄가 안 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실제 수익률 비교 기간을 최근 6개월(3일 기준)로 늘리면 브라질(-17.34%), 인도(-4.49%), 러시아(-4.75%) 모두 마이너스다. 올 상반기의 손실을 만회하려면 갈 길이 여전히 멀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수익률 탓에 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펀드에선 자금이 빠져나가기만 했다. KG제로인 통계를 보면 올 1~7월 브라질 펀드에서 68억원, 인도 펀드에서 327억원, 러시아 펀드에서 31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순유출). 이 기간 베트남(9173억원 순유입), 북미(3176억원), 중국(1675억원) 펀드에만 돈이 몰렸다.

하지만 이런 투자자들의 선택과는 반대로 최근 베트남(최근 1개월 수익률 -0.12%)ㆍ중국(-4.10%) 펀드는 고전 중이다. 북미(2.79%) 펀드 정도만 선방하고 있다.

회복 흐름을 보이는 신흥국 펀드에 투자할까, 말까.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회복 흐름을 보이는 신흥국 펀드에 투자할까, 말까.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 달 사이에 10% 넘는 수익을 내는 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펀드를 보며 ‘이제라도 다시 들어갈까, 말까’ 투자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의 하반기 증시 전망을 보면 지역별로 온도 차가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앞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서 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우 최근 대선 정국에 돌입했고, 오는 10월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만약 브라질 증시가 오르더라도 정치적 요인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는 최근 수익률이 치솟은 신흥국 펀드에 급하게 다시 뛰어들기보다는 ‘지켜보기’를 추천했다. 박환기 대신증권 평촌지점장은 “브라질ㆍ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전 하락 폭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현재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는 시장 전망이 밝지 않고, 이들 지역 증시 역시 단기간에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지점장은 이어 “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국 펀드에 과감하게 추가로 투자할 시점은 아직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들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을 빼지 않고 묶어두는 정도의 접근이 적절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수익률을 회복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비중을 줄이는 등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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